매매가 예측하기 1 -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사기 위해서

매매가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굳이 매매가를 예측하려는 이유는 뭘까? 버블이 가장 잔뜩 낀 가격을 최대한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전세레버리지 투자자는 맞든 틀리든 매매가의 버블 여부를 살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실투금, 즉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투자 수익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투자수익률 (ROI) = =

투자할 지역과 투자할 대상을 결정할 때 매매가격이 싼 물건을 살수록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여기서 특히 초보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 즉 갭이 작다고 무조건 투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전세가에도 버블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세가가 높은 지역, 높은 물건은 전세가가 아무리 갭이 작다고 해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투자 대상은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저평가되어서 향후 완만히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매매가가 싼지, 앞으로 얼마나 오를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투자 지역과 대상을 선정할 때 리스크를 줄이고 기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매매가가 통화량의 증가 대비 저평가되어 있는 지역인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매매가가 앞으로 얼마나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버블이 잔뜩 끼어있는 지역을 피하기 위해서 현 시스템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가격은 통화량의 증가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는 것에 배팅하는 것이다.

매매가를 알 수 있다 말하는 사람과 내가 매매가를 알 수 있다 착각하는 오만을 경계하자. 다행인 것은 강아지의 위치를 예측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매매 버블 = 매매가 - 통화량 추세선

아파트의 매매가는 실사용가치와 투자가치를 반영한다. 실사용가치는 입지와 상품의 가치를 반영하고 투자가치는 수요와 공급, 개발호재, 심리 등을 반영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함수로 표현 가능하다.

매매가= f(실사용가치, 투자가치)​

실사용가치= g(입지가치, 상품가치, ...)​

투자가치= h(수급, 호재, 심리, ...) ​

당연한 말이지만 매매가에는 거품이 존재한다. 매매가에 버블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매매가는 실사용가치와 투자가치를 반영하는데 이 중 투자가치에 대한 대중의 판단이 버블을 만든다. 투자가치에 대한 대중의 판단은 호재와 심리, 수급불균형 등에 의해 좌우 된다. 호재와 심리는 투자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투자가치에 대한 대중의 판단을 좌지우지한다고 볼 수 있다.

코스톨라니의 주인과 강아지의 산책 이론에서 강아지가 일정한 속도로 주인과 함께 산책길을 따라 간다고 가정할 때 그 시간에 강아지가 있어야 할 위치와 실제 강아지의 위치에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거품이라고 한다면, 매매 버블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매매 버블 = 매매가− 통화량 추세선​

아파트 개별 매매가를 장기 시계열로 제공하는 자료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평균 매매가 시계열 즉, 매매지수를 살펴볼 수 밖에 없다. 전국 통화량 추세선과 매매지수의 차이를 이용해서 매매 버블을 그래프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사실 전국 매매지수의 버블은 의미 없다. 매매지수는 전세지수와 달리,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른 흐름을 보인다. 지역별로 수급 상황이 다르고 개발계획이 다르며, 실거주자나 투자자의 쏠림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여러 사람이 같은 산책길을 간다 하더라도 각각의 강아지들은 천방지축 왔다갔다 할 수 있다. 따라서 매매가는 전국 흐름이 일치하지 않다. 지역별로 따로 살펴봐야 한다.

서울 사례: 매매 저평가 탈출, 전세는 아직 저평가

만약 서울 아파트에 투자하고 싶다면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흐름과 매매 버블을 확인해야 한다. 2020년 3월까지 서울의 통화량 대비 아파트 매매지수 추세와 매매 버블은 다음과 같다.

위 결과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겠지만 서울의 아파트는 아직 통화량 대비 저평가 구간에 있다.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8년에 비하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매매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명제이다. 앞으로 매매가가 올라갈 지 떨어질 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현 상태에서 2018년 9.13 대책 같이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다시 버블이 꺼지는 방향으로 꺾일 수도 있다.

또 주의할 점은 이 그래프가 서울의 평균이라는 점이다. 요즘같이 신축이 대세이고 양극화 된 시장에서 구축이나 입지가 떨어지는 아파트까지 모두 포함한 평균값은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위 버블 지수를 보고 서울 아파트가 아직 저평가라고 판단해 이미 버블이 잔뜩 끼어 있을 수 있는 신축이나 입지 좋은 A급 아파트를 시세차익을 얻겠다고 덜컥 구매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세레버리지 투자자 입장에서 위 그래프를 본다면, "이미 서울 시장은 떠났다"라고 말할 수 있다. 버블 최저점을 지나고 이제 고평가 구간으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전세가와의 갭이 커질 수 밖에 없고 실투금의 증가로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울의 전세 버블과 매매 버블을 함께 보자.

2016년이 서울 갭투자의 전성시대가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매매가는 버블 최저점으로 낮았고 전세가는 버블 극대점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어 실투금이 적게 들고 매매가의 버블이 없어 앞으로 매매가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매매가는 많이 상승했지만 전세가가 횡보 또는 하락해 투자금이 많이 든다.

그러나 전세레버리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2016년 서울은 투자 적기는 아니었다. 만약 2016년 서울에 전세레버리지 투자를 했다면 2018년 역전세로 고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매매가는 크게 올라 기분은 좋았겠지만 입지가 좋은 곳을 빼고는 실제 현금흐름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전세가가 오르고 있고 앞으로 큰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매매-전세 갭은 투자자에게 부담스럽다. 충분한 자금이 있고, 투자수익률이 낮아도 역전세 없이 마음 편한 투자를 하고 싶다면 투자해도 된다.

서울의 전세레버리지 투자 최적기를 굳이 꼽자면, 98년 IMF 직후~ 01년 까지이다. 전세 버블도 낮고 매매 버블도 낮은 때가 실투금도 적게 들고 전세가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얼마 전 대전에서 나타났었다. 2018년~2019년 초 대전은 전세레버리지 투자의 최적기였다. 전세 버블이 없고, 매매 버블이 극소인 지점이다. 이때는 실투금이 적게 들고 전세가의 버블도 작아 역전세 위험이 낮다. 이 때 갭이 작은 아파트에 전세레버리지 투자를 했다면 지금은 매매가도 오르고 전세가도 올라 마음 편안한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다. 갭투자자들은 얼른 팔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겠지만, 전세레버리지 투자자는 느긋하다. 거위가 시간을 먹고 자라 황금알을 낳아 주기 때문이다.

대전 사례: 매매 버블 고평가 진입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대전 아파트를 살펴보자.

위 버블 지수를 이용하면 지금 대전 또한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최근 대전의 급격한 매매가 상승으로 인해 매매 버블은 고평가 구간으로 들어섰고 실투금이 많이 들어 투자수익률이 낮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 대전 말고도 투자 적기인 곳이 전국에 아주 많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전세레버리지 투자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와 같이, 매매가와 전세가 버블 여부만 확인하더라도 현 부동산 시장에서 나의 액션플랜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서울의 매매지수는 현재 저평가 수준을 벗어나고 있지만 전세지수는 아직 저평가이다. 만약 서울에 거주하는 전세 세입자라면 앞으로 전세가 급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당장 내가 거주하고 싶은 곳은 비싸서 못 사더라도, 전세가 급등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해서 소액 투자처를 찾으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