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의 자유 ]

'시간을 쓴다'는 것의 의미

시간은 무엇일까? 시간 자산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기 위해 먼저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시간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 자유 이런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기 어렵지만 행복감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듯이, 투자의 관점에서 우리가 느끼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김상욱 교수의 유튜브 강연 「도대체 시간이란 무엇인가?」에 따르면, 시간은 '흐른다는 느낌'이며,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는 선험적(선천적)이며 심리적인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다.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울며 계절이 바뀌는 것으로부터 반복적인 사건의 흐름을 나누고, 이것을 시간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뉴턴 등 수많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시간을 정의하려고 노력했지만,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중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 중 하나는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이 설명한 '시간의 방향'이다. 시간의 흐름은 기억된 사건의 순서를 배열하는 과정에서 생기고, 이 과정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앞장에서도 언급했듯이, 엔트로피는 열역학 제2법칙의 핵심 개념이고 '무질서도'라고도 한다. 우주는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며, 인간도 우주의 일부이기 때문에 거의 항상 무질서도를 증가시키며 살아간다.

열역학 제2법칙을 표현하는 말은 수없이 많다.

결국 쓸모 있는(엔트로피가 낮은) 에너지의 일부는 어떠한 사건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쓸모없는(엔트로피가 높은) 에너지로 바뀌며 손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다양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여기서 '쓸모'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주체의 주관적인 개념이다. 정리하면, 시간의 흐름은 사건의 순서이고, 사건은 쓸모 있는 에너지의 일부가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며 일어난다.

'시간을 쓴다'는 것 = 쓸모 있는 에너지를 쓰는 것

생소하겠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인간의 세포는 포도당과 같은 유기물을 산화시켜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C₆H₁₂O₆ + 6O₂ + 6H₂O → 6CO₂ + 12H₂O + 에너지 (포도당)

이때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도표] 세포의 호흡 — 포도당 → 피루브산 → 아세트산 → TCA 회로 → 전자 전달계(미토콘드리아) → ATP 생성 (출처: Encyber.com)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래쪽에 표시된 ATP이다. ATP는 아데노신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으로 거의 모든 생물의 세포 내에 존재하며 에너지 대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아데노신에 인산기가 3개 붙은 모양을 하고 있다(인산결합). 이 중에서 세 번째 인산결합은 높은 에너지 결합이며, 인산기가 떨어져 나가면서 ADP(인산기 2개)로 바뀌고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세포는 이 에너지를 이용해 모든 세포활동을 하며, 사람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육체적, 정신적 활동에 이 에너지를 사용한다.

🖼 [도표] ATP → (에너지 방출, 7.3kcal) → ADP + 무기 인산. ATP는 에너지 저장, ADP로 전환 시 에너지 방출

여기에 ADP는 ATP로 바뀌면서 다시 에너지를 저장하고, ATP는 ADP로 바뀌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며,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한 모든 과정은 쓸모 있는 에너지를 쓰며, 우주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과정이다. ATP가 ADP로 바뀌고, ADP가 ATP로 바뀌는 사건들은 순차적으로 일어나며, 여기서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은 이 사건이 순서대로 배열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시간을 쓴다'는 것은 ATP로부터 나오는 쓸모 있는 에너지를 쓰는 것과 같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여러분의 눈과 손과 뇌와 심장과 폐는 수없이 많은 ATP를 ADP로 바꾸며 발생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시간은 돈이다

ATP(아데노신삼인산)는 '생명현상의 화폐'라고도 불린다. 만약 화성에 생명체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면, 과학자들은 가장 먼저 ATP가 존재하는지 실험해 볼 것이다. 그만큼 거의 모든 생명체 안에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통용되기 때문에 생명현상의 화폐라고 불리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돈을 의미하는 '화폐'라는 개념이 생명현상에서도 쓰이는 것이다.

화폐를 쓰는 것은 '돈을 쓰는 것'이고, ATP를 쓰는 것은 '시간을 쓰는 것'이므로, 시간을 쓰는 것은 '화폐를 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쓰는 것과 돈을 쓰는 것은 결국 같다. 돈을 쓴다는 것은 쓸모 있는 에너지를 쓰는 것이고, 돈의 속성은 결국 쓸모 있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장의 '자산의 속성' 편에서 본 자산의 개념도는 굳이 시간과 돈을 나눌 필요가 없어진다.

투자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자산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정리하면,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은 결국 쓸모 있는 에너지를 쓰는 것이고, 시간과 돈이 모인 자산도 결국 쓸모 있는 에너지가 모인 것이다. 투자는 결국 쓸모 있는 에너지를 충분히 모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 자산의 가치

내가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평균 시간을 100% 시간 에너지라고 했을 때, 부분 또는 전체의 시간 에너지를 사용하면 얼마의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이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도를 그릴 수 있다.

시간 에너지와 현금흐름

'시간 에너지-현금흐름'이란 예를 들어 음식점을 하는 데 온 힘을 식당 운영에 쏟아부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 정도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여러 번의 측정을 통해 얻어지는 평균적인 값이고 정확한 값은 아니며,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값이다. 이때 한 직선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 직선의 기울기는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와 연동될 것이다. 즉, 이 단위 시간 에너지당 얻는 현금흐름은 내 시간 자산의 가치를 반영하게 된다.

🖼 [도표]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 — 기울기 =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

하지만 여기서 잘못 표현한 부분은 '직선'이다. 왜냐하면 시간에 따른 현금흐름은 앞의 그림처럼 직선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100% 시간 에너지를 쓰면 어떤 현금흐름 A를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해 보겠다. 만약 시간 에너지를 50%만 썼을 경우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점들이 존재할 것이다. 50%의 시간만 사용했는데 100%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현금흐름을 얻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절보다도 못한 현금흐름을 얻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50%의 시간 에너지만 사용하는 직장인의 경우에는 현금흐름이 끊길 수도 있을 것이다(권고사직).

🖼 [도표] 시간 에너지 100%·50% 사용 현금흐름 / 실제의 현금흐름 — 직선이 아닌 다양한 곡선

따라서 실제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은 투입한 시간 에너지에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옆의 그림처럼 다양한 곡선들이 존재할 것이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시간 에너지와 현금흐름의 관계

여기서 알 수 있는 또 다른 사실은 정해진 현금흐름을 얻기 위해 꼭 100%의 시간 에너지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간 에너지를 80%만 사용하고도 100% 사용했을 때와 같은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고, 50%, 20%, 심지어는 시간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아도 같은 현금흐름을 얻는 사람도 있다.

또한 현금흐름은 사람마다, 시기마다 다르다. 따라서 투입되는 시간도 다르고 각자의 현금흐름도 다르기 때문에,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에는 수많은 점들이 존재한다.

만약 시간 에너지를 표준화할 수 있다면, 시간 에너지와 현금흐름을 사람과 상황에 따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그림에서 I와 E를 살펴보자. 이는 다른 사람인 E씨와 I씨일 수도 있고, 한 사람이 E에서 I로 변화했을 수도 있다(여기서는 E씨와 I씨로 보고 설명하겠다). 이때 시간 에너지는 표준화되어 있고, 측정 및 비교가 가능하다고 가정해 보겠다.

그러면 I씨는 Ti만큼의 시간 에너지를 이용해 Ci의 현금흐름을 얻고, E씨는 Te만큼의 시간 에너지를 이용해 Ce의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 단순한 비교를 하자면, I씨는 E씨보다 더 적은 시간 에너지를 투입해 더 많은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

이 둘을 하나의 숫자로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오른쪽 그림과 같은 기울기이다. 즉, I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는 원점에서 I까지의 직선의 기울기에 비례하고, E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는 원점에서 E까지의 직선의 기울기에 비례한다.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I씨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ᵢ ∝ Ci / Ti E씨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ₑ ∝ Ce / Te 기울기: Ci/Ti > Ce/Te

🖼 [도표] I씨와 E씨의 시간 에너지와 현금흐름 / 시간 자산 가치(원점에서의 직선 기울기로 비교)

여기서 우리는 시간 에너지와 현금흐름의 기울기가 큰 I씨가 기울기가 작은 E씨보다 시간 자산의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시간 에너지를 이용해 시간 자산을 만들고, 시간 자산으로부터 현금흐름을 얻는다. 따라서 이 시간 자산으로부터 얻는 현금흐름은 간접적으로 시간 자산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 자산 이외에도 가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시간 자산 '이외'의 가치

우리는 시간 에너지를 자산을 만드는 데만 사용할까?

시간 에너지는 자산이 아닌 다른 가치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1장의 '투자-소비 평면' 편에서 우리가 현금흐름을 투자와 소비, 즉 자산가치의 증가와 자산외가치의 증가에 사용하듯이, 시간 에너지도 자산가치나 자산외가치를 증가시키는 데 사용한다. 시간 에너지가 충분히 모여 자산이 되면 현금흐름을 낳는 것처럼, 시간 에너지를 사용해 만든 자산 이외의 가치는 삶의 의미, 존재의 의미 등 '의미(뜻)'를 낳는다.

🖼 [도표] 시간 에너지와 자산가치·자산외가치 — 자산이 된 시간 → 현금흐름 / 자산 이외의 시간 → 의미(뜻)

따라서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은 사실 '의미'가 더해진 3차원 좌표계에 표현하는 것이 맞다. 예를 들어 좀 전에 살펴보았던 I씨와 E씨의 경우를 다시 표현하면 다음의 왼쪽 그림과 같다. 이전과 다른 점은 시간이 흘러 I씨와 E씨는 자신이 가진 시간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남은 시간 에너지는 삶의 '의미'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 [도표] I씨와 E씨의 시간 에너지-현금흐름-의미 3차원 평면 / 시간 에너지-의미 평면 — 현금흐름을 낳는 시간과 의미를 낳는 시간의 구분

일단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사용한 시간 에너지는 의미를 만들지 않았다고 가정했다. 물론 시간 자산을 늘리고 현금흐름을 많이 얻는 것이 삶의 의미인 경우도 있겠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의미는 없다고 하겠다. 그렇게 되면, 앞 그림에서 I씨와 E씨는 남는 시간 에너지를 이용해 의미를 얻게 된다. 여기서는 E씨가 I씨보다 더 적은 시간 에너지로 더 큰 의미를 얻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시간 에너지가 더 많다고 해서 꼭 더 큰 의미를 얻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간 자산의 가치는 철저히 투자의 관점이며,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계산'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가 절대 그 사람의 '시간'의 가치, 또는 그 '사람'의 가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시간 자산을 비교할 때, 일론 머스크와 테레사 수녀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론 머스크의 시간 가치가 테레사 수녀의 시간 가치보다 높거나 낮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각각의 사람이 각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존중한다. 여기서는 철저히 투자의 관점에서 시간을 이용한 현금흐름의 많고 적음으로 그 사람 또는 존재의 '시간 자산'의 가치만을 살펴볼 뿐이다. 다만, 자유를 원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시간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현금흐름을 얻는 데 시간 에너지를 더 사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시간 자산의 가치 측정

우리는 하루 24시간, 한 주 168시간, 한 달 약 720시간, 1년 약 8,760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보낸다'는 말은 우리가 숨만 쉬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이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평생, 평균적으로 약 70만 시간을 보낸다.

우리가 시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든 말든 이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이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시간 에너지를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데 사용했든, 의미를 찾는 데 사용했든 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시간은 보내지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이 사람의 결과는 다음 좌표의 어느 점에 찍히게 될 것이다. 여기서 달라진 점은 '시간 에너지'가 '시간'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일정한 시간'만 정해 준다면 시간 에너지를 시간으로 표준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제 '시간 자산의 가치'를 말할 수 있다.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은 '시간-현금흐름' 평면으로 바꿀 수 있다. I씨와 E씨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자의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일으키고 있었고, 일정한 시간 이후의 최종 현금흐름을 얻게 되었다. 시간 자산의 가치를 논할 때, 시간에 따른 현금흐름의 변화보다는 일정시간 후의 최종 현금흐름이 중요하다. 만약 일정한 시간을 1년이라고 본다면, 1년 동안 벌어들인 현금흐름의 양은 I씨와 E씨가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를 반영할 것이다.

🖼 [도표] I씨와 E씨의 시간 자산 가치 비교 — I씨 8,000만원/8,760시간, E씨 4,000만원/8,760시간

따라서 I씨의 1년 한 해 동안의 '시간 자산'의 가치는 0.91만원/시간(= 8,000만원/8,760시간)이다. 반면, E씨의 한 해 동안 '시간 자산'의 가치는 0.46만원/시간(= 4,000만원/8,760시간)이 된다. 따라서 한 해 동안 시간 자산의 가치가 I씨가 E씨보다 2배 더 높았다고 할 수 있다(I씨와 E씨의 자산 대비 수익률이 같다고 가정하겠다). 이는 시간 가치가 I씨가 E씨보다 높다는 말이 아니다. I씨가 E씨보다 더 가치가 높은 사람이라는 말도 아니다. 이는 철저히 투자의 관점에서 '시간 자산'의 가치를 비교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간 자산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제 이것을 알아보러 가 보자.

시간의 자유를 위한 자산의 구성

투자자의 부동산, 주식, 시간 자산 등을 모두 합한 총자산이 만들어내는 현금흐름을 이용하면, 그 투자자가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총자산은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

총자산 =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

🖼 [도표] 총자산의 크기 = 시간 자산(넓은 의미) — 투자자의 시간 거위(넓은 의미)가 총자산을 품고 현금흐름을 낳는다

총자산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의 크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총자산회전율(S/A, Sales/Assets)이나 총자산순이익률(ROA, Return on Assets)을 총자산에 곱해 구할 수 있다.

사실 개인투자자라면 총자산순이익률(ROA)보다 총자산회전율(S/A)이 맞을 것이다. 기업회계에서는 순이익을 계산할 수 있는 반면, 개인투자자는 순이익을 쉽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경우 현금흐름이 발생하면 이를 투자와 소비에 나누어 쓰는데, 투자와 소비는 구분하기 힘든 개념이며, 서로가 겹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순이익을 계산하기 어렵다.

시간 자산 평가하기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순이익을 정확히 계산하는지는 미지수이다. 회계 기준의 변화나 세금 등의 이슈에 따라 기업 재무제표에 자율성이 있기 때문에, 순이익의 수치를 완전히 믿을 만한 숫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매출이 좀더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

총자산순이익률을 쓰든 총자산회전율을 쓰든, 그 사이의 어떤 값을 쓰든 자율에 맡기기로 하고, 우리가 원하는 총자산(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의 크기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총자산(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 = 현금흐름 / 총자산회전율(S/A) [또는 총자산순이익률(ROA)] 또는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 = 현금흐름 / {일정시간 × 총자산회전율(S/A) [또는 ROA]}

이는 부동산 자산의 경우, 연 현금흐름이 1,200만원이 나오는 부동산의 '적정 매매가'가 얼마인지 가늠할 때, 시장금리 수준 또는 '나만의 기준금리'로 나누어 대략 자산의 가치를 추정해 보는 것과 같다. 시장금리 3%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 부동산은 약 4억원의 가치를 가진 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

연 현금흐름 1,200만원(금리 3%) 부동산의 가치 = 1,200만원 / 3% = 4억원

같은 방식으로 시간 자산을 평가해 보자. 예를 들어 직장인 A씨가 1년의 시간을 직장에 제공하고 연 5,000만원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고 가정해 보겠다(계산 편의를 위해 상여금과 소득세를 모두 포함한 연봉으로 가정). A씨는 시간 자산 이외의 돈 자산은 없는 사회 초년생이며, A씨의 총자산회전율(S/A)은 아직 투자에 대한 기준 수익률이 없으므로, 2021년 우리나라 전체의 투자수익률인 시중금리 약 3%를 적용하겠다. 그럼, A씨의 총자산, 즉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의 크기는 다음과 같다.

A씨의 시간 자산(넓은 의미) = 5,000만원 / (1년 × 3%) = 16.7억원

🖼 [도표] A씨의 총자산 크기 =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 — 순 시간 자산(좁은 의미) 16.7억원 ×3%(시중금리) → 현금흐름 5천만원

직장인 A씨는 현재 시간 자산 외의 돈 자산은 없기 때문에, 좁은 의미의 시간 자산과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이 같다. A씨는 자신의 총자산 16.7억원을 이용해 현금흐름 5,000만원을 만들어내는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자산의 크기라는 것이 가정에 가정을 더한 정확하지 않은 값이라는 것이다. 만약 투자수익률(S/A)을 5%로 가정하면, A씨의 총자산(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은 10억원이고, 투자수익률을 1%로 가정하면 총자산이 50억원이 된다. 물론 어떤 범위의 값을 가지겠지만, 투자수익률에 대한 가정에 따라 총자산이 언제든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값은 1년이라는 시간과 현금흐름밖에 없다.

그래서 앞의 '시간 자산의 가치' 편에서 시간 자산의 가치를 구할 때, 일단 자산의 수익률을 제외한 현금흐름만으로 측정하고 비교해 본 것이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수익률(기대수익률, 나만의 기준금리)은 다를 것이고, 이 또한 표준화할 수 없기에, 다른 사람, 또는 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상황에서 시간 자산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에 얻은 현금흐름만이 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산의 기본 구성

앞에서 말했듯이, 투자자가 가진 총자산은 시간 자산(좁은 의미)과 돈 자산의 합이고, 총자산은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이다. 또한 총자산은 다음 그림과 같이 순자산과 레버리지로 이루어져 있다. 순자산은 다시 순 시간 자산(좁은 의미)과 순 돈 자산으로 나뉘고, 레버리지는 다시 시간 레버리지와 돈 레버리지로 나뉜다.

🖼 [도표] 총자산 = 시간 자산(넓은 의미) = 순자산(순 시간 자산 + 순 돈 자산) + 레버리지(시간 레버리지 + 돈 레버리지)

우리 모두는 이 4가지 종류의 에너지를 모으고 적절히 배치해서 최대한 위험하지 않는 선에서 효율적으로 '현금흐름'을 얻고 있는 투자자들이다.

사회초년생이며 아직 돈 자산이 없는 A씨의 경우, 앞의 4가지 항목 중에서 자신의 순 시간 자산을 이용해 현금흐름을 얻고 있는 투자자이다. 이 순 시간 자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세포 하나에서 출발해서 수없이 많은 분열과 분화를 통해 한 인간으로 태어났고, 먹고 자라고 걷고 듣고 말하고 수없이 많은 경험과 교육을 거쳐 이곳까지 온 것이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모여 A씨의 순 시간 자산을 만든 것이다. 따라서 A씨는 이미 훌륭한 투자자이다.

A씨가 만약 여기에 더해 '자유'를 꿈꾼다면, 자산의 구성을 점점 바꾸어 가는 것이 좋다. 먼저, 자유인이 된 두 가지 경우를 보여 드리겠다.

자유로운 투자가(I)의 자산 구성

로버트 기요사키의 '현금흐름 4분면'에서 투자가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은 주로 돈을 레버리지 해서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약간의 시간 레버리지를 이용한다면 자유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의 자산 구성을 사회초년생 A씨와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여기서 크기는 임의의 값이다. 자유로운 투자가인 I씨와 사회초년생 A씨의 자산수익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 [도표] 자유로운 투자가 I씨와 사회초년생 A씨의 총자산 구성 비교 — I씨(순 돈 자산+시간 레버리지+돈 레버리지) / A씨(순 시간 자산 위주)

자유로운 투자가 I씨는 매우 적은 순 시간 자산을 투입해서 많은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 돈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적절한 시간 레버리지를 사용하여 시간 에너지를 거의 들이지 않고 원하는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

I씨의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을 살펴보면, 현금흐름을 낳는 데 사용하는 시간 에너지는 줄이고, 남는 대부분의 시간 에너지를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시간의 자유'라 부른다.

🖼 [도표] 자유로운 투자가(I)의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 시간 에너지-의미 — 현금흐름에 쓰는 시간은 적고, 남는 시간으로 의미를 낳는다

의미의 가치를 직접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의미를 더 많이 낳게 된다고 가정하면, 일정시간이 지난 후 자유로운 투자가 I씨는 A씨보다 더 많은 삶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의미나 삶의 가치는 측정할 수 있는 값이 아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현금흐름을 얻기 위해 보내는 시간이 적은 I씨가 의미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에만 집중하자. 사회초년생 A씨가 자유로운 투자가 I씨보다 삶의 의미나 가치가 더 클 수도 있다.

자유로운 사업가(B)의 자산 구성

자유로운 사업가 B씨는 현금흐름 4분면의 사업가 영역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자유를 얻은 사람이다. 이들은 주로 다른 사람의 시간을 레버리지 해서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사람들이고, 상당량의 돈 레버리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 [도표] 자유로운 사업가 B씨의 총자산 구성(순 돈 자산+시간 레버리지+돈 레버리지) / 자유로운 사업가(B)의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자유로운 사업가인 B씨와 자유로운 투자가 I씨의 차이점은 B씨가 돈 레버리지보다 시간 레버리지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공통점은 둘 다 매우 적은 순 시간 자산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B씨 또한 I씨와 마찬가지로 현금흐름을 얻는 데 쓰는 시간 에너지는 적고, 남는 시간 에너지는 의미를 찾는 데 사용할 것이다.

사회초년생 A씨는 시간의 자유를 위해 자유로운 투자가(I)나 자유로운 사업가(B) 영역으로 이동하고 싶어한다.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자유로운 투자가로의 성장

이제 사회초년생 A씨는 고민 끝에 자유로운 투자가 영역으로 이동해 시간의 자유를 얻기로 결심했다. 그의 성장과정을 따라가 보자.

1. 순 시간 자산 늘리기 — 사회초년생인 A씨는 순 시간 자산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투자하거나 소비하게 되는데, 먼저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해서 자산을 늘려가기로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간 에너지의 분배이다. 자산을 늘릴 때, 더 많은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시간 자산을 늘리는 것도 투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빠른 승진을 위해 업무효율을 높이는 것도, 인맥을 넓히는 것도 모두 시간 자산을 늘리는 투자이다. 또한 부업을 통해 현금흐름을 늘리는 것도 시간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A씨는 좀더 많은 시간 에너지를 현금흐름을 얻는 데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현금흐름을 얻었으며 순 시간 자산을 키웠다. 훌륭한 투자이다. 우리는 이 단계를 해낸 분들을 가장 응원한다.

🖼 [도표] 순 시간 자산 늘리는 단계의 자산 구성 / A씨의 늘어난 순 시간 자산과 현금흐름(A0→A1)

2. 순 돈 자산 모으기 — 이제 늘어난 시간 자산을 포함한 순 시간 자산으로 돈 자산을 모으는 단계이다. A씨의 경우는 월급과 부수입을 차곡차곡 모아 종잣돈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의 단점은 종잣돈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이 매우 적다는 데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매우 지루하고 더딘 과정일 수 있다. 순 돈 자산은 현금흐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에서도 거의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 또한 훌륭한 투자이다.

🖼 [도표] 순 돈 자산 모으는 단계의 자산 구성 — A씨의 총자산 = 순 시간 자산 + 순 돈 자산

3. 돈 자산(= 순 돈 자산 + 돈 레버리지) 늘리기 — 우리가 지엽적으로 알고 있는 투자의 영역이다. 흔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원칙이라고 알려져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전작 『투자의 재발견』은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만 몰두하는 것이 안타까워 쓴 책이기도 하다. 돈 자산을 늘리는 것만이 투자가 아니며,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만이 투자가 아님을 알리고 싶었다.

A씨가 자유를 얻기로 결심했다면, 자산의 가격 변화보다 현금흐름에 집중하는 것이 자유를 얻는 가장 현실성 있는 방법이다. 물론 자산을 팔 때 나오는 현금흐름이 달콤할 때도 있지만, 이 방법의 치명적인 단점은 그 자산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자산을 잃고 화폐를 얻는 것, 자산을 화폐로 스왑하는 것은 매번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이며, 시장의 변화에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하는 방법이다. 거위를 보유하는 동안에도 황금알이 나오게 할 수 있는 거위농장을 만들고, 좋은 거위들을 늘려가는 데 시간 거위(좁은 의미)를 사용하는 것이 자유를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A씨는 시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부업을 그만두었고, 더 이상 승진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다. 드디어 돈 자산에서 아직은 부족하지만 현금흐름이 나오기 때문이다. 돈 자산을 늘리는 수많은 투자방법들이 있고, A씨는 이 중에서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방법을 배우고 익혀 차근차근 자산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게 맞나 싶을 때도 많고, 원하는 만큼의 현금흐름이 나오지 않아 좌절되는 구간도 있었다. A씨는 다행히 잘 견뎠고 꾸준히 올바른 방향으로 자산을 늘려왔다.

🖼 [도표] 돈 자산 늘리는 단계의 자산 구성(순 시간 자산+순 돈 자산+돈 레버리지) / A씨의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의 변화(A0→A3)

4. 돈 자산 계속 늘리기 + 시간 레버리지 사용하기 — A씨가 원하는 자유의 수준을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산을 늘려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최종적으로는 자유로운 투자가인 I씨처럼 될 것이다. 이제 A씨는 직장에서 얻는 현금흐름보다 돈 자산에서 더 많은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 다시 말하면, A씨의 순 시간 자산에서 얻는 현금흐름보다 돈 자산에서 얻는 현금흐름의 양이 많아졌다.

이때 A씨는 퇴사를 해도 되는 옵션이 생긴다! 여기에 돈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시간 에너지도 필요하고, 돈 자산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도 있다. 회사에서 쓰는 시간 에너지는 크게 줄었고, 이제 자산을 관리하고 늘리는 데에 시간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 과정은 A씨가 원하는 현금흐름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 [도표] 퇴사를 선택한 A씨의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A0→A4)

퇴사 후 A씨는 꾸준히 자산을 늘리고, 자산을 대신 관리해 줄 사람들을 신중히 모았다. 이 소중한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A씨에게 레버리지 해 준다. 또한 A씨는 기존의 자산들을 시간 에너지가 매입 및 관리에 별로 들지 않는 자산으로 점점 교체해 갔다. 모두 어느 정도의 현금흐름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지만, 시간이 더 소중하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친 A씨는 드디어 목표했던 자유로운 투자가(I)가 되었고 '시간의 자유'를 얻었다.

🖼 [도표] 자유로운 투자가가 된 A씨의 자산 구성(순 돈 자산+시간 레버리지+돈 레버리지) / 시간 에너지-현금흐름 평면 — I씨(자유로운 투자가) 수준에 도달

시간 자산을 포함한 현금흐름도표

앞에서 현금흐름도표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이때는 돈 자산만을 고려했다. 하지만 시간의 자유를 얻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핵심 자산인 시간 자산을 포함해서 현금흐름도표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 자산의 가치를 계산하고 이를 투자결정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의 가치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것이고, 더군다나 시간은 더더욱 그 가치를 측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투자자는 끊임없이 가치를 측정해야 하는 숙명이 있기 때문에 이런 노력을 해 보는 것이다. A와 B라는 투자가 있을 때, A에 투자하는 것보다 B에 투자하는 것이 자유를 얻는 데 더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독자들도 일상 속에서 끝없이 나의 시간 자산을 포함해서 투자 여부를 고민해 왔을 것이다.

이에 대한 정답은 각 투자자가 만들어가는 것이겠지만, 나의 시간 자산의 가격을 알고 그를 반영한 현금흐름도표를 만들어 본다면 투자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 에너지의 배분

우선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를 계산해야 한다. 투자자 A씨가 있다. A씨의 한 시간의 가격은 얼마일까?

한 시간의 가치가 아니라 한 시간의 '가격'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시간의 가치는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투자의 관점에서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시간, 즉 시간 자산의 가치를 살펴보는 것이다. 단위 시간의 가격은 시간 자산의 가치로부터 계산될 수 있는 값이다.

만약 A씨가 지난 1년 동안 6,000만원의 현금흐름을 얻었고, 올해에도 큰 변화가 없을 예정이라면, A씨는 1개월 평균 500만원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자산을 가지고 있고, 하루 평균 16.4만원의 현금흐름을 만들고 있으며, 잠자는 시간을 포함해 한 시간에 약 6,850원의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

만약 A씨가 순 시간 자산만을 이용해 현금흐름을 얻고 있다면, A씨는 총자산을 이용해 한 시간에 6,850원의 현금흐름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자는 시간, 쉬는 시간, 먹는 데 사용하는 시간도 모두 순 시간 자산을 유지하고 키우는 데 투자되는 시간이므로, 이 시간 또한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의미를 찾는 데 쓰는 시간 에너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총 시간 에너지를 100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이 시간 에너지를 현금흐름을 얻는 데 쓰거나 의미를 찾는 데 사용한다. 즉, 시간 자산과 시간 자산 이외의 가치를 키우게 되고, 이를 통해 현금흐름을 얻거나 의미를 찾는 것이다.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데 사용하는 시간 에너지와 의미를 찾는 데 쓰는 시간 에너지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일정비율로 나누어지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100%의 시간 에너지를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데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50% 또는 그 이하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정확히 구할 수 없는 값이며, 0~100% 사이의 범위에 있는 값이다. 이를 '시간 에너지 배분'이라고 하겠다.

빌 게이츠의 경우 길을 걷다가 땅에 떨어진 돈을 보고도 지나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설령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그는 시간의 자유를 얻은 투자자답게 선택권이 있다. 실제로 2014년 빌 게이츠는 온라인상에서 "땅에 떨어진 100달러 지폐를 줍겠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그 돈을 주워서 재단에 기부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만약 지폐를 줍는 것이 시간 자산에 손실이라고 해도, 그는 지폐를 주워서 기부함으로써 시간 자산 이외의 가치를 키우고 의미를 찾는 행동을 한 셈이 된다.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 구하기

만약 A씨가 시간 에너지의 80% 정도를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데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나머지 20%는 취미(시간의 놀이), 봉사(시간의 기부) 등 의미를 찾는 데 사용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A씨의 순 시간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은 시간 에너지 배분에 의해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A씨는 시간 자산을 이용해 한 시간에 약 8,563원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A씨의 순 시간 자산 현금흐름(시간당) = 시간당 현금흐름 / 시간 에너지 배분 = 6,850원/시간 ÷ 80% = 8,563원/시간

여기서 끝이 아니다. A씨의 시간 자산 가치는 현금흐름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산과 현금흐름의 관계는 수익률로 엮여 있다. 한 달에 100만원의 월세가 나오는 상가의 가격을 계산할 때, 연 6% 정도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가정하고 약 2억원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때 한 달 100만원은 현금흐름이고, 2억원은 자산의 가격이다. 즉, 2억원의 거위가 한 달에 100만원의 황금알을 낳는 것이다.

A씨의 1시간의 시간 자산 가치는 현금흐름 8,563원을 수익률로 나누어 주면 구할 수 있다. 여기서 사용하는 수익률은 총자산순이익률(ROA), 총자산회전율(S/A), 투자수익률(ROI), 자기자본이익률(ROE), 자본조달비용(COE)… 등 다양하겠지만, 개인이라면 총자산회전율(S/A)이나 총자산순이익률(ROA) 정도를 추천한다. 이는 정해진 값은 아니며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스페이스봄 사이트에서 '나만의 기준금리'를 구했다면, 결과에 나오는 총자산순이익률을 사용해도 된다.

위의 결과를 이용해서, A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를 구하면 약 17만원 정도이다.

A씨의 단위 시간 자산 가치 = 시간당 시간 자산 현금흐름 / 자산 대비 수익률 = 8,563원/시간 ÷ 5% = 171,000원/시간

요약하면, A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를 구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최근 1년 동안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1시간 단위로 계산한다.
  2. 현금흐름을 얻는 데 사용한 시간 에너지의 비율(시간 에너지 배분)을 가정하고, 앞에서 구한 1시간의 현금흐름을 시간 에너지 배분으로 나누어 시간당 시간 자산의 현금흐름을 구한다.
  3. 자산 대비 수익률을 정하고, 2의 과정에서 얻은 시간당 시간 자산 현금흐름을 수익률로 나누어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를 구한다.

자산의 가치를 구하는 과정은 정확한 값을 얻는 과정이 아니다. 다만, 어떤 범위의 값을 가질 것이고, 끊임없이 시도하다 보면 좀더 진실에 가까운 어떤 숫자를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뿐이다. 먼 항해를 떠날 때 그나마 나침반 하나 정도는 챙기려는 노력이다. 위에서 구한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 또한 정확한 값이 아니지만, 이를 이용하면 시간의 자유를 위한 투자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시간 자산을 포함한 현금흐름도표 그리기

투자가 I씨는 최근 1년 동안 총자산으로부터 약 3억원의 현금흐름을 얻었다. 현금흐름을 얻는 데 쓰는 시간 에너지의 배분은 약 30%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의 자유를 원하기 때문에 시간 에너지 배분을 줄이고 싶어한다. I씨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의 기준은 6%이다. I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를 계산하면 약 190만원/시간이 나온다.

I씨의 시간당 현금흐름 = 3억원 ÷ (8,760시간/년) = 34,200원/시간 I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 = 시간당 현금흐름 / (시간 에너지 배분 × 총자산순이익률) = 34,200원/시간 ÷ (30% × 6%) = 190만원/시간

투자가 I씨는 실투자금 약 1억원으로 한 달에 약 100만원의 현금흐름이 나올 수 있는 투자를 소개받았다고 하자. 이 자산을 매입할 경우 5년간 보유하며, 5년 후 매도할 때의 자산 증가는 보수적으로 1억원으로 가정한다(세금 및 기타 비용 제외). 이 투자를 해야 할까? 현금흐름도표를 작성하면 엑셀의 XIRR 함수로 구한 내부수익률이 25.4%인 매우 훌륭한 투자이다.

🖼 [도표] 투자가 I씨, 실투자금 1억원 투자의 현금흐름도표(시간 자산 미포함), 2022~2027년 — 내부수익률(XIRR) = 25.4%

이제 투자가 I씨의 시간 자산을 고려해 보자. 투자 초기를 준비하는 데 약 50시간(일주일 정도)이 들고, 매년 자산을 관리하는 데 약 8시간(하루 정도)이 필요하다고 하자. I씨의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는 시간당 190만원 정도이므로, 이 투자에 투입되는 시간 자산은 상당한 비용이 된다(5년간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가정).

🖼 [도표] 투자가 I씨의 현금흐름도표(시간 자산 포함), 2022~2027년 — 내부수익률(XIRR) = -1.1%

더 많은 시간의 자유를 얻고 싶은 I씨는 이 투자를 해도 될까? I씨의 시간 자산을 고려해서 현금흐름도표를 그려본 결과, 내부수익률(XIRR)이 마이너스(-)인 형편없는 투자가 되어 버렸다. I씨는 이 투자를 할 경우 시간의 자유를 얻을 수 없다.

투자의 조건을 다시 생각해 보면, 30% 정도의 시간 에너지로 일년에 3억원, 즉 한 달에 2,500만원의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I씨의 입장에서는 5년간 월 100만원과 5년 후 1억원의 현금흐름 증가를 위해 시간을 쏟는 것은 그리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현금흐름을 얻는 데 쓰는 시간 에너지를 줄이고 싶은 I씨는 더더욱 시간 자산을 아끼고 싶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세 레버리지 투자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I씨가 그래도 이 투자를 하고 싶다면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남의 시간을 레버리지 하기
  2. 자산의 변화를 통해 시간을 레버리지 하기
남의 시간을 레버리지 하기

남의 시간을 레버리지 한다는 말은 남의 시간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돈일 수도, 다른 가치일 수도 있다. 부부가 함께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돈을 이용해 타인의 시간을 레버리지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현금흐름을 이용해 레버리지 하기
  2. 자산을 이용해 레버리지 하기

다른 사람의 시간 자산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방법의 차이다. 이를테면 직장인의 월급은 현금흐름으로 시간을 레버리지 하는 방법이다. 직장인은 자신의 시간을 제공하고 현금흐름을 얻고 있으며, 탁자의 반대편, 즉 고용주는 현금흐름의 손실을 감안하고 타인의 시간을 사고 있는 셈이다.

자산을 이용해 시간을 레버리지 하는 대표적 방법은 스톡옵션이다. 스타트업은 아직 안정적 현금흐름이 없으므로 창업에 도움을 줄 사람들에게 기업의 지분을 준다. 기업이라는 거위가 향후 낳아줄 황금알을 나눈다.

I씨는 현금흐름을 이용해 남의 시간을 레버리지 하기로 한다. 일년에 하루 정도의 일당은 약 40만원이고, 준비기간에 필요한 시간도 반으로 줄이면서 약 1,000만원의 비용을 사용했다. 엑셀의 XIRR 함수로 구한 내부수익률이 12.0%로 준수한 수준이 되었다.

🖼 [도표] 투자자 I씨의 현금흐름도표(남의 시간을 레버리지 한 경우), 2022~2027년 — 내부수익률(XIRR) = 12.0%

자산의 변화를 통한 시간 레버리지

투자법은 그대로 두고, 자산의 크기나 형태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예로 지방 소형 상가에서 수도권 중심지 상가로 투자대상을 바꾸거나, 한 단지당 전세 레버리지 1채 투자에서 3~5채로 늘리는 등의 투자를 말한다. 비슷한 시간 에너지를 들이면서 현금흐름의 양을 늘린다. 현금흐름이 늘어나면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가 높아지고, 결국 시간을 레버리지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I씨의 경우 실투자금을 5배로 늘리고, 현금흐름도 월 100만원에서 500만원이 되도록 자산의 크기를 변화시키기로 했다. 시간 에너지가 동일하게 사용된다고 가정하면 내부수익률(XIRR)은 17.7%로 크게 증가했고 준수한 투자수익률을 얻었다.

🖼 [도표] 투자자 I씨의 현금흐름도표(자산으로 시간 레버리지 한 경우), 2022~2027년 — 내부수익률(XIRR) = 17.7%

이처럼 어떤 투자기회를 만났을 때, 주어진 조건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의 조건들을 좀더 유리한 방향으로 변동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항상 살펴야 한다. 이때 각 변수의 조합의 결과로 인한 투자 시뮬레이션에서 현금흐름도표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물론 투자가 I씨의 현금흐름에는 이런 투자법의 지속적인 발견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고, 단위 시간 자산의 가치도 점차 증가할 것이다. 시간의 자유를 원할수록 더 많은 현금흐름이 있는 곳에 투자하거나, 시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예를 들어 전세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현금흐름의 양이 많아진 상태에서 시간의 자유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남의 시간을 레버리지 하거나, 배당주 위주로 자산의 구성을 변화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돈 자산 대비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지만, 시간 자산의 구성을 고려하면 무한정 전세 레버리지 투자를 늘리는 것이 손해일 수 있다. 앞은 하나의 예를 든 것이며, 내가 원하는 자유의 정도에 따라 자산의 구성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은 같다.

투자의 결정은 단순히 돈 자산과 현금흐름의 관계를 살피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시간의 자유를 원한다면, 시간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든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총자산(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의 관계를 살펴야 하며, 이런 결정에는 현금흐름도표가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