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극치(恥)

아름다움의 극치(恥)
나는 보았다
하늘이 잘 웃는 것을
땅은 입을 다물고
사람은 입을 열고
나는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하였다
불꽃은 참 예의가 발랐다
울음의 옆방에서
꽃인 척 터졌다
팡
하고 피면
슬픔이 한 칸 물러서고
퍼엉
하고 지면
분노가 박수를 배웠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다워서
아름답다는 말이 먼저 다쳤다
그래서 나는
부끄러움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 빛을 구경하였다
사람들은 말했다
저것 좀 봐
오늘 밤 참 좋다
나는 말했다
그렇다
참 좋다
참으로
좋지 않다
하늘은 축제의 얼굴을 하고
땅은 증인의 얼굴을 하고
나는 두 얼굴 사이에서
얼굴을 잃었다
즐거움은 평수를 넓혔고
슬픔은
현관 밖에서
신발만 벗고 있었다
그날 밤
아름다움은 너무 아름다워서
스스로의 알리바이에 실패하였다
나는
미워할 수 없는 것을 미워하는 법과
감탄하면서 모욕당하는 법을
동시에 배웠다
괄호를 열자, 치(恥)가 들어갔다
아름다움은 그 안에서 무릎을 접었고
밤은 끝내 자기를 변명하지 못했다
2026년 6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