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의 자유 ]

투자의 공간: 자산을 분류하는 3가지 기준

우리 모두는 투자자로서 돈 자산과 시간 자산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자산을 분류하는 기준은 크게 '현금흐름'과 '레버리지'이다. 현금흐름이 많이 나오고 레버리지 효과가 높을수록 좋은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레버리지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는 돈뿐만 아니라 시간을 빌리는 것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자본) 레버리지'와 '시간 레버리지'를 다른 축으로 구분하고, 여기에 '현금흐름' 축을 더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이를 '투자의 공간'이라고 한다.

🖼 [도표] 투자의 공간(3축) — 현금흐름(적다↔많다) / 돈(자본) 레버리지(높다↔낮다) / 시간 레버리지(높다↔낮다)

투자는 자산을 늘리는 모든 행위이므로, 투자의 공간 안에는 자산이 있다. 세 축이 만나는 점이 원점(0,0,0)은 아니다. 현금흐름의 경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것이고, 이 기준을 넘는 현금흐름이 오른쪽에 위치하게 된다. 레버리지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마다 기준이 되는 레버리지가 있고, 이를 기준으로 레버리지가 높다 혹은 낮다고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분류하면, 우리는 자산을 아래 3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1. 현금흐름이 많은 자산과 적은 자산
  2. 돈(자본)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자산과 낮은 자산
  3. 시간 레버리지 효과가 높은 자산과 낮은 자산

돈(자본) 레버리지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품질 좋은 돈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적정한 수준의 레버리지를 낮은 비용으로 오랜 시간 이용할 수 있다면 품질이 좋은 레버리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무이자로 무기한 이용할 수 있는 꿈의 레버리지를 '플로트(Float)'라고 한다.

자산의 3가지 기준, 즉 현금흐름, 돈(자본) 레버리지, 시간 레버리지를 종합했을 때, 이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현금흐름이 많고, 품질 좋은 돈 레버리지를 잘 활용할 수 있으며, 시간 레버리지 효과가 좋은 자산'일 것이다.

반면 '현금흐름이 적고, 돈 레버리지 효과도 적으며, 시간도 많이 드는 자산'은 투자의 공간에서 가장 질이 나쁜 자산일 것이다. 되도록이면 이런 자산에는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 [도표] 가장 질 좋은 자산(돈 레버리지 높다·현금흐름 많다·시간 레버리지 높다) vs 가장 질 나쁜 자산(돈 레버리지 낮다·현금흐름 적다·시간 레버리지 낮다)

이렇게 자산을 분류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자산이 좋은 것이고, 어떤 자산이 나쁜 것인지 구별할 수 있다. 또한 A 자산과 B 자산이 있을 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자산이 어떤 것인지 비교할 수 있다.

전세 레버리지 vs. 미국 배당주 투자

예를 들어 부동산형 투자 중에서 전세 레버리지 투자는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좋아 '현금흐름이 많은 자산'에 속한다. 또한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므로 '돈 레버리지 비율도 높고', 전세라는 품질 좋은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전세 레버리지 투자의 규모가 커진다면 임장 및 인테리어에 시간을 많이 쏟게 되고, 거의 매달 계약을 갱신하거나 세입자의 요구를 들어줄 일들이 생겨 '시간 레버리지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이다.

반면, 미국 배당주 투자는 어떨까? '현금흐름이 다소 적고', '돈 레버리지 비율이 낮지만', 투자규모를 키운다 하더라도 거의 신경쓸 일이 없어 '시간 레버리지 효과가 높은 자산'이다.

🖼 [도표] 전세 레버리지 vs 미국 배당주 투자 — 미국 배당주(현금흐름 다소 적다·돈 레버리지 낮다·시간 레버리지 높다) / 전세 레버리지(현금흐름 많다·돈 레버리지 높다·시간 레버리지 낮다)

전세 레버리지 투자와 미국 배당주 투자만을 비교할 때, 시간을 많이 쓰더라도 많은 현금흐름과 돈 레버리지로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기를 원한다면 전세 레버리지가 투자에 적합한 자산이 될 것이다. 반면 현금흐름이 다소 적고, 돈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없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투자자는 미국 배당주가 적합한 투자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투자자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전세 레버리지 자산에 어떻게 시간 레버리지 효과를 입힐 수 있을까?', '미국 배당주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돈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결국 투자는 각 자산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서 더 높은 현금흐름을 얻고, 더 좋은 레버리지를 통해 자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거위농장의 비유를 빌리자면, 어떻게 하면 황금알을 잘 낳는 거위들을 적은 투자금과 시간을 들여 늘려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투자자산의 부문별 만족도 공개

다음의 표는 우리 부부가 가진 자산 중 일부를 분류한 표이다. 각 자산이 현금흐름, 돈 레버리지, 시간 레버리지를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따라 별점으로 표시했다. 각각의 자산들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각 자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자산을 이용하거나, 또는 법인, 플로트(Float, 무이자로 무기한 사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 '현금흐름 레이어의 중첩'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 부부가 보유한 투자자산의 부문별 만족도

자산현금흐름돈 레버리지(비율)시간 레버리지(효과)
원화 저축★★★★★
달러/엔화★★★★★
★★★★
암호화폐★★★★★★★★
전세 레버리지★★★★★★★★★★★★
상가★★★★★★★
토지★★★★★★★★★
공유 오피스★★★★★★★★
유튜브 채널
미국 배당주★★★★★★★★
국내 주식★★★★★
해외 옵션★★★★★★★★★★★★★

예를 들어 금은 현금흐름이 없고 돈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없지만, 위기 시 꼭 필요한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아가야 한다. 여기에 콜옵션을 붙이면 훌륭한 현금흐름 머신이 될 수 있다. 이는 금이라는 모형거위가 있는데, 여기에 옵션이라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혀서 마치 황금거위처럼 행동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또한 법인을 이용하면 다채로운 투자를 할 수 있다.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세금을 활용한 투자도 가능해진다. 우리 부부는 끊임없이 꿈의 레버리지, 즉 플로트를 찾고 있고, 뒤에서 설명할 각 투자법들을 조합해서 현금흐름 레이어들을 중첩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최근 가상세계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현금흐름 레이어를 쌓자 1

레이어(Layer)는 우리말로 '층, 겹'이란 뜻이다. 층층이 쌓아올린 어떤 것이다. 포토샵을 예로 들면, 여러 장의 투명필름 위에 그림을 그리고 이를 쌓아올려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

돈과 시간을 층층이 쌓아올리자

투자에서도 '레이어들을 층층이 쌓아올리는 것'의 효과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을 층층이 쌓아야 한다. 캠핑을 가서 장작에 불을 붙여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큰 장작에 한번에 불을 붙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마른 솔방울, 잔가지 등의 불쏘시개로 불을 붙이는 경우, 불이 장작에 옮겨붙게 하려면 온도가 점점 높은 불을 만들어야 한다. 점점 큰 불쏘시개를 작은 불 위에 계속 쌓아야 한다. 종이에 불을 붙이고, 여기에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올리고, 솔방울을 올리고, 큰 나뭇가지를 올리고, 불의 온도가 높아지면 드디어 큰 장작을 올린다.

투자를 하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작은 현금흐름 위에 좀더 큰 현금흐름을 올리고, 점점 더 큰 현금흐름을 올리면서 불을 키워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매우 더디고 힘들어 어서 빨리 큰 장작을 올리고 싶은 욕심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다면 장작에는 그을음만 생기고 불은 곧 꺼져버린다. 천천히 단계별로 인내하면서 불쏘시개를 쌓다 보면, 어느새 불은 큰 장작으로 옮겨붙어 연기에 눈이 맵도록 지켜보지 않아도 뜨겁고 화려한 불꽃을 피워 줄 것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인생 전반에 걸친 현금흐름 레이어 쌓기

1. 한 달에 100만원의 '순현금흐름'이 있는 직장인 A씨 부부가 있다. 이 부부의 현금흐름도표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현금흐름의 원천인 자산은 A씨 부부의 시간 자산이다. 직장인인 A씨 부부는 자신들의 시간 자산을 이용한 투자를 하고 있다. (레이어1: 시간 자산)

2. 이제 투자를 제대로 해 보기로 결심한 A씨 부부는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주말과 남는 시간을 이용해 부업을 하기로 한다. 여기서 자산은 A씨 부부의 남는 시간(시간 에너지)이다. 월 현금흐름 50만원이 추가되었다. (레이어1+2: 시간 자산)

3. A씨 부부는 이제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돈 1,800만원, 그리고 기존에 모아놓은 700만원을 합해 2,500만원으로 월 10만원이 나오는 투자를 진행한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이 4.8%인 투자이다. 레버리지를 이용하면 더 좋았겠지만, 아직 투자기술이 그리 좋지 않다. 이제 A씨 부부의 월 현금흐름은 160만원으로 늘었다. 매우 작은 변화이지만 의미가 있다. 이 작은 현금흐름의 증가는 나중에 어마어마한 자산 증가로 보답할 것이다. 화려한 불꽃을 피우기 위해 불쏘시개를 쌓고 있다. (레이어3: 자산 A, ROA 4.8%)

4. A씨 부부는 투자공부를 하면서 점점 투자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모아간다. 다시 1년 동안 모은 돈 약 2,000만원으로 투자수익률(ROI) 8%의 투자를 진행한다. 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수익률을 높였다. 투자기술이 조금 좋아졌다. 이제 현금흐름을 월 단위가 아닌 분기 단위로 바꾸었다. 분기 현금흐름은 약 40만원이 개선되었고, 총 분기 현금흐름은 약 520만원이 되었다(월 173.3만원). (레이어4: 자산 B, ROI 8%)

5. 15년 후 은퇴하기로 하고 '나만의 기준금리(목표수익률)'를 구해본다. 이 이상만을 선별해서 투자해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A씨 부부의 '나만의 기준금리'는 약 12%이다(스페이스봄 사이트 이용). 그들은 11개월 동안 2,000만원을 모았고, 3년 정도 투자공부를 한 덕에 투자수익률(ROI)이 12%인 자산을 찾아 투자했다. 분기 현금흐름은 약 570만원으로 50만원이 개선되었다(월 약 193만원). (레이어5: 자산 C, ROI 12%)

6. 이제 A씨 부부는 1년에 한 건, 투자수익률(ROI) 12%인 자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실력이 쌓였다. 1년 동안 약 2,500만원이 모였고, 이번에는 운이 좋아 투자수익률이 15%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분기 현금흐름은 약 675만원이 되었고, 100만원 정도가 개선되었다(월 현금흐름 224만원). (레이어6: 자산 D, ROI 15%)

7. 이런 식으로 약 12~15%의 투자수익률(ROI)을 가진 자산을 꾸준히 모아갔을 때, A씨 부부의 현금흐름도표는 다음과 같다(분기 단위 현금흐름을 반년 단위 현금흐름으로 교체). 15번째 레이어, 즉 A씨 부부가 은퇴하기 얼마 전의 반년 현금흐름은 약 4,000만원이고, 1년에 8,000만원이 현금흐름으로 들어온다(월 현금흐름 675만원). (레이어15: 자산 M)

8. A씨 부부는 19번째 레이어를 완성하고 은퇴를 했고, 이때 현금흐름은 월 950만원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약 20년의 투자기간 동안, A씨 부부의 현금흐름의 변화를 보면 다음의 첫 번째 그림과 같다. 다음의 두 번째 그림은 A씨 부부의 약 20년 동안 현금흐름을 '누적'한 결과이다. 여기서 누적 명목 현금흐름은 어찌 보면 A씨 부부의 순자산가치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도표] A씨 부부의 20년간 월 현금흐름의 변화 (1~217개월)

🖼 [도표] A씨 부부의 20년간 누적 명목 현금흐름(순자산가치) — 최대 약 12억원

아마 두 번째 그래프가 눈에 익을 것이다. 누적 현금흐름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즉 우리가 앞서서 부동산, 주식 등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이미 많이 활용한 방법이다. 이처럼 꾸준한 현금흐름의 데이터가 있다면 그 자산(A씨 부부의 거위농장)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A씨 부부의 사례에서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

  1. 약 20년 동안 월급 및 부업 수입이 하나도 오르지 않는 것으로 계산했다.
  2. 화폐가치 대비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는 미래 현금흐름 또는 미래 자산의 가치를 현가화한 것을 의미한다. 즉, 화폐가치의 하락을 고려하지 않고, 미래의 돈과 현재의 돈이 같다고 보고 계산한 것이다. 만약 여기에 화폐가치의 하락, 즉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면, A씨 부부는 앞의 계산보다 훨씬 큰 현금흐름과 순자산가치를 얻게 될 것이다.

이처럼 현금흐름도표를 자산별로 레이어를 나누어 층층이 쌓아보면, 전체 자산을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적은 현금흐름부터 점점 더 많은 현금흐름을 가져다주는 자산까지 층층이 쌓아간다면, 이는 거위농장주에게 경제적 자유를 넘어 시간의 자유를 가져다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현금흐름 레이어를 쌓자 2

앞에서 투자자의 인생 전반에 걸친 현금흐름 레이어를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특정 투자법들의 현금흐름 레이어 중첩에 대해 살펴보자.

유량은 돈의 흐름, 저량은 돈이 모인 것

'레이어의 중첩'이란 간단히 말하면 투자방법 몇 개를 하나의 세트로 묶어 현금흐름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투자자의 전체 농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경제학에서 말하는 유량과 저량에 대해 알아보자.

유량(Flow)은 일정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파악된 경제변량의 흐름을 의미하고, 저량(Stock)은 어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파악된 경제변량의 존재량이다(경제학사전). 좀더 쉽게 이야기하면, 유량은 돈의 흐름이고, 저량은 돈이 모인 것이다.

앞에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이미 저수지와 댐의 예시를 든 바 있다. 다시 저수지와 댐을 불러와 설명해 보겠다.

🖼 [도표] 유량과 저량 — 저수지로 들어오는 물(현금흐름 유입, 유량) / 댐 / 저수지에 담긴 물(전체 물의 양, 저량) / 저수지에서 나가는 물(현금흐름 유출, 유량)

이 그림에서 유량은 댐에 의해 만들어진 저수지로 들어오는 물, 저수지에서 나가는 물을 말하고, 저량은 저수지에 담긴 물을 말한다. 경제학에서 유량은 소비량, 생산량, GDP, 수출액, 수입액 등 일정기간 동안의 흐름을 말하고, 저량은 통화량, 자본량, 외환보유량 등 특정 시점에서의 저장량을 말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유량은 월급여, 자산소득, 이자비용, 임대료 등 수입 및 지출을 말하고, 저량은 주택, 근저당, 주식, 예금 잔액 등 부채를 포함한 자산을 말한다. 재무제표에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는 주로 유량을 나타내고, 대차대조표(재무상태표)는 저량을 표시한다.

또한 거위(자산)는 저량이고, 거위가 낳는 황금알(현금흐름)은 유량이다. 저량과 유량을 거위와 황금알로 표현하는 것이 전체적인 투자 시스템을 그리는 데 훨씬 유리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유량과 저량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댐과 저수지 모형을 사용해 보겠다. (황금알 = 유량 / 거위 = 저량)

투자법 세트로 현금흐름 극대화

'현금흐름 레이어를 쌓는다'는 말은 댐과 저수지를 상류나 하류에 추가한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댐을 얼마나 많이,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투자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다음은 그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이다. 이처럼 여러 겹의 자산들을 쌓고, 그 자산들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투자하거나 소비하면서,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고 극대화하는 것이다.

🖼 [도표] 현금흐름 레이어를 중첩한 투자 시스템 — 여러 댐(자산)이 상·하류로 연결되어 유량(현금흐름)이 흐른다

사실 투자는 이 댐들(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유하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린다. 거위농장 운영도 마찬가지다. 거위(댐과 저수지)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거기서 나오는 황금알(물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극대화하는 것이 투자게임의 시작과 끝이다.

위의 개념은 현금흐름 레이어로 정량화할 수 있다. 투자자산 A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모아서 B 자산을 사고, 다시 B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모아서 A 자산에 재투자하거나 C 자산을 사는 데 쓸 수 있다. 이 경우를 현금흐름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 3개 레이어의 현금흐름을 합산하고 시간을 고려한 수익률(내부수익률, IRR)을 계산하면, 이 투자 시스템의 성과를 분석할 수 있다.

🖼 [도표] 현금흐름이 3개인 투자 시스템 — 레이어1(자산 A) · 레이어2(자산 B) · 레이어3(자산 C)

우리 부부는 투자 시스템의 현금흐름을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레이어들을 주변에 두고 있다. 한 투자 시스템의 레이어 집합은 다른 투자 시스템의 레이어 집합과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전세 레버리지 시스템은 미국 배당주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고, 이는 다시 상가와 금 투자에 연동되어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 시스템이 각 시스템들과 연결될 예정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각 자산들의 리스크를 헤지하고 효율적인 현금흐름을 얻기 위해서이다.

투자자의 원죄: 열역학 제2법칙

우리가 돈의 자유를 얻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산을 꾸준히 늘려가면서 현금흐름 레이어들을 쌓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온 우주가 나서서 방해하는 일이다. 왜 그럴까?

2장의 '자산의 속성' 편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산은 가만히 두면 흩어져 버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즉, 아래 그림처럼 자산으로 모아둔 시간과 돈은 돌보지 않으면 오른쪽 그림처럼 흩어져 버릴 것이다.

🖼 [도표] 자산의 속성 — 질서정연하게 모인 시간·돈이 돌보지 않으면 흩어진다

투자자는 자산이 흩어져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항상 자산을 질서정연하고 풍성하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우주는 이 일을 방해한다. 여기서 투자자는 우주의 흐름에 역행해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는 근본적으로 우주의 흐름을 더 빠르게 진행시킨다. 이것이 '투자자의 원죄'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투자자의 원죄: 우주의 엔트로피를 더 빠르게 증가시킨다

엔트로피(Entropy)는 일반적으로 '무질서도'로 알려져 있는 물질의 열적 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량의 하나이다. 이는 열역학 제2법칙에 나오는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뒤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엔트로피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모래 바닥에 쏟아진 물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물이 자동으로 모래와 분리되어 다시 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 확률을 말하는 것이 바로 엔트로피다. 우주는 무질서하게 흩어지는 방향으로 흐른다. 좀더 정확하게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그런데 투자자가 돈과 시간을 모아 자산을 만드는 과정은 이 엔트로피를 더 빠르게 증가시키는 과정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할 것이다.

"흩어져 있는 돈과 시간을 한곳에 질서 있게 모으는 것이라면, 무질서도는 감소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투자자의 시간과 돈(정확히는 투자자의 계)만을 본다면 무질서도는 감소하지만, 자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쓰이는 에너지가 문제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1. 어떤 것이 모여 질서정연해질 때는 에너지를 사용한다.
  2. 질서정연한 어떤 것이 흩어질 때는 에너지를 방출한다.

투자자는 자산을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을 질서정연하게 모으면서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때 사용한 에너지는 다른 곳(투자자의 계 밖)에서 얻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 자산을 만드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하자. 대학생이라면 취업을 위해 학점을 높이고 스펙을 쌓을 것이고, 자영업자라면 더 많은 수입을 위해 기술을 연마하고 홍보 채널을 넓힐 것이다. 이는 시간과 돈을 모아 자신의 시간 자산(시간 거위)을 늘리는 것이고, 이때 사용하는 에너지는 음식, 발전소, 부모님의 흩어진 자산, 관계 등등 수많은 존재에서 왔을 것이다.

열역학 제2법칙은 이때 흩어진 우주의 질서, 즉 무질서도는 증가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자산을 쌓으면서 질서를 높이는 활동은 이를 위해 사용하는 모든 것들의 무질서도를 더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즉, 투자자는 우주의 엔트로피를 더 빠르게 증가시키는 원죄를 가진다. 내가 쌓은 자산은 흩어져 버린 남의 시간과 돈일 수 있고, 우주의 쓸모 있는 에너지를 소비한 결과이다. 따라서 투자자, 즉 자산을 늘리고 있는 우리 모두는 모든 존재에 감사해야 하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