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예측하기 1 - 전세가는 무엇을 따라가는가
전세레버리지 투자에서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전세가를 예측해야한다. 전세금의 증액이 현금흐름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현재 전세가에 거품이 있는지 여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먼저 매매가와 다른, 전세가의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자.
KB 부동산에서 매월 발표하는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서 아파트 전세지수 시계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86년 1월~ 2020년 3월)

전세가 시계열을 보면 우리는 다음의 2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전세가는 몇 번의 위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우상향 해 왔다. 전세가 하락은 일시적이다.
2. 전세가의 전국적 흐름은 지역과 관계없이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신기하게도 서울과 전국 아파트 전세지수의 상관도를 보면 결정계수 0.9953으로 상관관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통계적으로 사실상 같이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매매가는 지역별로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이는데 전세가는 지역별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왜 그럴까? 전세가는 실사용가치를 주로 반영하지만, 매매가는 실사용가치에 투자가치를 더해 반영되기 때문이다.

전세가 ≃ 실사용가치
매매가 ≃ 실사용가치 + 투자가치
전세는 매매보다 상대적으로 옮겨 다니는 데 자유롭다. 실사용가치대비 가격이 높거나 낮다면 같은 지역 내에서 다른 평수로 옮길 수도 있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수도 있다. 즉, 전국 평균을 봤을 때 실사용가치를 대부분 따라간다. 이 연쇄적인 전세의 이동은 전국적인 전세가의 파동을 만들어 내고 결국 전세가는 입지 순위에 맞게 배열된다.
유럽의 워런버핏으로 불리는 코스톨라니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떠난 주인을 실물경제, 목줄에 매여서 주인 근처를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주식시장에 비유한 바 있다. 강아지는 주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결국 주인 근처에 머무르게 된다는 뜻이다. 코스톨라니의 이와 같은 산책이론을 빌리자면, 전세가가 주인이고 매매가가 목줄에 매여있는 강아지라고 볼 수 있다. 주인이 길을 따라 산책할 때 강아지는 목줄의 범위 내에서 사방팔방 움직인다. 하지만 길게 보면 산책하는 주인을 따라간다. 즉, 전세가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매매가는 이를 따라 왔다 갔다 할 수 있지만 결국엔 전세가를 따라간다. 다시 말하면, 산책길의 방향을 알면 주인이 가는 길을 예측할 수 있다.
전세가는 통화량 추세선을 따라간다
주인이 가는 산책길의 방향, 즉 전세가가 앞으로 나아갈 길의 방향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세가는 통화량의 증가율을 따라갈 것이다. 실사용가치에 따른 가격은 통화량과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다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오르고, 통화량이 감소하면 화폐의 가치가 올라 가격이 떨어진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가격'편을 참고)

전세지수와 통화량의 관계를 살펴보면, 양의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보인다. 왜 그럴까? 이는 통화량의 증가가 바로 비례해서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유통속도는 '통화의 한 개체가 국내에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 주어진 일정 기간 사용된 빈도의 수'를 말한다. 즉, 돈이 1년동안 몇 바퀴 돌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지는 건 돈이 잠자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화폐유통속도는 줄어들고 있다. 통화량을 증가시켜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건 화폐유통속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 가격지수를 통화량의 관계를 2차 함수식으로 표현하면 결정계수가 0.97 로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이제 대한 자세한 설명은 심화학습편: 화폐유통속도편 참고) 이것은 통화량이 전세가격을 결정함에 있어 매우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량 추세선이 곧 전세 가격이 걷는 산책길임을 알 수 있다.
통화량을 기반으로 추정한 전세가격 추세선과 실제 전국전세가격지수의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이를 보면 전세가격 추세선을 기준으로 실제 전세가격은 들쑥날쑥하다. 추세선 대비 전세가격이 낮으면 전세가격이 저평가, 전세가격이 높다면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앞서 '가격' 편에서 통화량 추세선을 그려보았다. 사실 통화량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화량의 예측을 통해 나온 전세가의 예측도 정확하지 않다. 다만, 불확실성이 가득한 투자 세계 속에서 끝없이 기준점을 찾아야하는 투자자에게 북극성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의 산책길, 즉 통화량의 추세를 내다 보도록 하자. 강아지보다는 사람의 위치를, 그리고 사람보다는 산책길을 살펴보는 것이 좀더 예측가능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 시도별 전세 저평가 확인
이 논리를 이용해 각 특/광역시와 경기도의 산책길을 살펴보자. KB 월간 시계열 자료는 광역시 이하의 시도의 전세지수를 2003년부터 수집하고 있다. 몇몇 주요도시의 통화량 추세선 대비 전세지수 추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공통점들이 보이는가?





위 그래프를 보면 세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전세지수는 통화량 증가에 따라 우상향 한다.
2. 현재 거의 모든 시도에서 전세지수는 통화량 대비 저평가 되어 있다.
3. 전세지수는 하락을 멈추고 통화량을 따라 상승 또는 상승 초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