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 — 좋은 투자의 5요소 ①
자산이란 무엇인가?
좋은 투자의 시작은 모아갈 가치가 있는 자산을 발견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렇다면 자산은 무엇일까? 부동산, 주식, 금 등을 자산으로 인정하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겠지만, 이즈음 우리가 자주 접하는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의 자산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질문부터 시작해 보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화폐인가, 자산인가?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화폐와 자산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화폐와 자산
화폐의 사전적 의미는 '상품 교환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이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교환, 가치, 일반화, 수단'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화폐의 기능적 조건으로는 다음 3가지를 많이 든다.
- 물물교환의 대상이 될 만큼 보편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
-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량이 있을 것
-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서 가치가 안정적일 것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측에서는 이들이 화폐로서의 역할을 잘할 수 없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앞의 3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즉, 교환이 불편하고 대중적이지 않으며 가치변동이 심해 일반적인 교환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산으로서의 역할은 어떨까? 자산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유형/무형의 유가치물'이다. 또는 '소득을 축적한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소유, 가치, 축적'이다. 즉, 자산이란 어떤 것을 축적해서 가치를 가지는 소유물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도 암호화폐 반대론자들은 '가치가 없음'을 근거로 자산의 역할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산이 내재가치를 가지려면 현금흐름을 일으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 가상화폐, 암호화폐(Crypto Currency)로 시작된 이들은 이제 암호자산(Crypto Assets), 가상자산, 디지털자산, 디지털화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어느 한 쪽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화폐일까, 자산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무가치한 정보 덩어리일 뿐일까? 사실 화폐와 자산은 모두 돈이라는 범주 안에 있는 단어들이다.
돈: 자산과 화폐
돈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것'이다. 돈을 정의하기 위해 '가치, 교환, 축적'이 모두 쓰인다. 자산의 정의가 가치를 축적한 것, 화폐의 정의가 가치의 교환수단이라고 한다면, 돈은 자산과 화폐를 모두 포함하는 뜻이 될 것이다.
🖼 [도표] 돈의 정의 — 돈 = 자산 + 화폐
그런데 자산과 화폐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돈이 있다면 이것은 화폐일까, 아니면 자산일까?
1억원의 돈은 5만원권 지폐 2,000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화폐로 보일 확률이 높고, 1억원이라는 말을 듣고 은행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축적되어 투자된 상태를 떠올리는 사람에게는 자산으로 보일 확률이 높다. 여기서 자산과 화폐를 가르는 중요한 단어는 '축적'이다. 돈을 축적하면 자산이 된다.
그렇다면 테헤란로에 있는 빌딩은 자산일까, 아니면 화폐일까?
이것은 누구나 자산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 빌딩을 리츠회사를 통해 유동화해서 증권을 발행한다면 어떨까? 빌딩의 시세를 1,000억원이라 가정하고, 이를 1,000만 개의 증권으로 나누어 한 주당 10,000원으로 만든다면, 빌딩의 소유주는 이 증권을 교환수단으로 사용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이 증권을 매입한 사람은 교환에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른 재화나 서비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즉, 완전하지는 않지만, 화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던 부동산 자산이 화폐로서의 기능을 갖게 되었다. 이렇듯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을 충분히 나누면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실 종이화폐의 시작은 금 보관증이었고, 예전의 달러는 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을 유동화한 증권이었다. 현재의 달러는 미국의 자산, 특히 미국인들이 가진 시간 자산의 합을 유동화한 증권이라는 의미가 크다.
결국 돈을 축적하면 자산이 되고, 이 자산을 유동화하면 화폐가 된다. 따라서 자산과 화폐를 돈의 범주 안에서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결국 모두 돈이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현실세계에서처럼 가상세계에서도 자산이니 화폐니 따지는 것보다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결국 돈의 정의에서 주목할 것은 '가치가 있는가'이다.
가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 조개껍데기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조개껍데기가 화폐가 되기도 하고,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야프 섬에서처럼 돌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돌을 캐다가 식료품과 교환할 수도 있다. 소금 또는 말린 대구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결국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 믿음, 욕심을 이끌어내는 어떤 것이라는 의미가 되고, 만약 사람들의 관심, 믿음, 욕심을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이는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 암호자산은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믿음 하나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다. 훌륭한 화폐로서의 기능적인 면이 부족하고, 내재가치를 측정할 수 없어 자산으로 보기 힘들다고 할지라도, 돈으로서의 가치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가오는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 이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고, 현실세계의 돈처럼 투자자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자산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덧붙이자면, 이미 가상세계의 금융 생태계에서 암호자산을 이용해서 현금흐름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스테이킹(Staking, 은행의 정기예금처럼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것)을 하면 연 2~20%(현재는 약 4~5%)의 현금흐름을 이더리움으로 받을 수 있다. 이자 또는 배당 머신으로 접근한다면, 사실 이미 내재가치를 지니는 자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암호자산이 투자대상이라면 투자의 원칙은 같다. 투자는 자산을 늘리는 모든 활동이고, 암호자산이 자산이라면 그 자산을 늘려가면 되는 것이다. 좋은 투자방법은 '암호자산의 가치를 측정하고 싸게 사서 현금흐름을 일으키며 보유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3장의 '공간의 자유' 편에서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
자산의 속성: 에너지와 엔트로피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것', 즉 '현금흐름을 가져다주는 것'을 자산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포괄적으로 자산을 돈이나 시간이 충분히 모인 것이라고 정의할 경우, 자산의 속성에 대해 알아보자.
자산은 돈이나 시간이 '충분히' 모인 것
바닷가의 모래는 자산일까? 질문을 바꾸어 보면, 바닷가의 모래는 돈이나 시간이 충분히 모인 것일까? 모래 알갱이 하나는 수없이 많은 규소와 산소 등의 원자, 그리고 그것이 모인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모래 알갱이들에는 영겁의 시간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자산일까? 다들 아시다시피 모래 알갱이들은 자산이 아니다. 자산이 될 만큼 충분히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그림처럼 충분히 모인다면 자산이 된다.
골재를 모으는 데는 시간과 돈이 들어가고, 이때 모인 시간과 돈의 가치는 골재더미의 가치를 반영하게 된다. 여기서 '충분히'라는 말은 단지 '많은 양'뿐만 아니라 '좋은 질'을 의미한다. 단순히 아무 바다모래나 쌓아서는 안 되고, 질 좋은 모래를 찾거나 불순물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그림] (왼쪽) 모래 알갱이들은 자산이 아니다. (오른쪽) 골재 채취 중 — 모래 알갱이들이 많은 양과 좋은 질로 충분히 모이면 자산이 된다.
다른 자산도 마찬가지다. 자산을 만들 때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충분히 질이 좋고 많은 양을 모아야 한다. 여기에는 에너지가 쓰인다.
자산을 만들 때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시간과 돈으로 이루어진 투자계(시스템, System)가 있다고 하자. 이 시스템 안의 시간과 돈은 흩어져 있다. 이를 자산으로 바꾸려면, 즉 시간과 돈을 충분히 모으려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 [도표] 자산을 만드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 흩어진 시간·돈 + 에너지 → 자산
돈과 시간을 충분히 모으는 것, 자산을 만들고 늘려가는 것, 즉 투자를 한다는 것은 매우 수고로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을 해낸 존재들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세포 하나에서 출발해서 수없이 많은 세포분열과 분화를 거쳐 하나의 개체로 태어났고, 걷고 뛰고 듣고 읽는 훈련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 이 글을 읽는 자체가 수없이 많은 돈과 시간을 충분히 모은 결과이다. 더욱이 우리 몸의 구성원소는 우리 조상의 그것이고, 우리 몸에도 영겁의 시간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미 시간 자산을 가진 훌륭한 투자자이다.
자산에서 현금흐름이 나온다
우리가 자산을 만드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현금흐름일 것이다. 현금흐름의 유혹은 달콤하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쇼핑을 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을 산다면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고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즉, 현금흐름으로 재화와 서비스, 즐거운 경험과 자유를 살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얻기 위해 더 많은 현금흐름을 원한다. 이런 현금흐름은 자산으로부터 나온다.
🖼 [도표] 자산에서 현금흐름이 나온다 — 시간·돈으로 만든 자산 → 옷·차·음식·주거·취미·서비스 등의 현금흐름
하지만 자산에서 나온 현금흐름을 모두 소비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자산을 늘리는 데 사용해야 더 많은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자산에서 나온 현금흐름을 자산을 돌보는 데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자산이 흩어져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자산은 가만두면 흩어져 버린다
바닷가에 열심히 모은 모래산을 가만히 두었을 경우, 세월이 흐르면 어떻게 될까? 비와 바람, 그리고 파도를 맞은 모래들은 서서히 흩어질 것이다. 요즘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농촌의 폐가는 사람이 시간과 돈을 들여 관리하지 않으면 자산이 어떻게 되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 [그림] 자산은 돌보지 않으면 흩어진다.
앞에서 말했듯이, 자산을 만드는 과정은 에너지를 사용해 충분한 돈과 시간을 질서정연하게 한곳에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우주의 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다.
다음 그림처럼 흩어져 있는 입자들(시간과 돈)이 우연히 오른쪽 그림처럼 한곳에 질서정연하게 모일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이는 '열역학 제2법칙'이 증명한다. 우주는 무질서한 방향으로 흐른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확률이 거의 1이다.
🖼 [도표] 투자자가 자산을 만드는 과정 — 흩어진 시간·돈 → 질서정연하게 모인 자산 / 그리고 자산은 가만두면 다시 흩어진다
하지만 투자자인 우리는 이런 일을 하려고 한다. 우주는 이 일을 방해한다. 따라서 자산은 가만히 두면 흩어져 버리는 것이다.
투자자는 끊임없이 자산을 돌보아야 한다.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해 나의 시간 거위가 아프지 않도록 해야 하고, 부동산 거위가 탈이 나지는 않는지, 주식 거위의 축사에 전염병이 돌지는 않는지, 다른 거위들이 적응을 잘하는지 등 자산이 흩어지지 않도록 농장 운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금흐름이 많아진다면 농장 운영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여유가 있으니 황금알을 좀 적게 낳더라도 관리에 큰 노력이 들지 않는 튼튼한 거위를 모아갈 수도 있다.
정리하면, 투자의 시작은 '이것이 자산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산은 돈이나 시간이 충분히 모인 것이며, 자산을 만드는 과정은 에너지를 사용하기에 수고롭다. 자산에서 나온 현금흐름은 다시 자산을 만들거나 보충하는 데 사용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주의 법칙에 의해 흩어져 버린다.
시간 거위의 확장 1
자산이라고 하면 돈 자산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 자산도 거위농장의 핵심 자산이다. 시간 자산, 즉 시간 거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좁은 의미: 현금흐름을 가져오는 시간 자산
먼저, 좁은 의미에서 시간 거위는 시간을 이용해 현금흐름을 얻는 시간 자산을 말한다. 직장인의 경우 출근해 회사에 황금알을 낳아주고, 그 황금알의 일부를 가져오는 시간 투자자이다. 자영업자도 자신의 자영업장에서 황금알을 낳고 상당부분 가져오길 기대한다. 사업가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회사에 시간을 투입하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레버리지 해서 더 많은 현금흐름을 얻길 기대하고, 투자가도 돈을 투자하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돈으로부터 현금흐름을 얻는다.
🖼 [도표] 현금흐름 4분면 — 봉급생활자(E, Employee) / 사업가(B, Business Owner) / 자영업자·전문직(S, Self-employed) / 투자가(I, Investor). (출처: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결국 로버트 기요사키의 현금흐름 4분면에 있는 모든 사람은 현금흐름을 얻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많든 적든 투입하고 있다. 시간의 자유를 원하는 투자자는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적게 투입하면서 원하는 현금흐름을 얻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 시간 자산의 개념을 좀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농장의 거위들 중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있고, 아직 알을 낳지 않는 거위도 있다. 거위 모양을 하고 있는 모형거위도 있다. 그리고 시간 거위가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좁은 의미의 시간 거위이다.
🖼 [도표] 투자자의 시간 자산 — 투자자의 농장 안에 있는 시간 거위(좁은 의미)
하지만 시간 자산을 다음의 그림처럼 거위의 모양으로 표현할 때, 시간 거위의 속이 비어 있는 이유가 있다. 시간 거위는 물과 같아서 담긴 그릇에 따라 그 모양도 변하고 크기도 변한다. 시간 자산은 내가 현금흐름 4분면의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자유롭게 변할 수 있다.
봉급생활자이면서 투자가가 될 수도 있고, 투자가이면서 사업가가 될 수도 있다. 현금흐름 4분면의 4가지 영역에 모두 발을 담그고 있을 수도 있다. 그때마다 나의 시간 거위는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며, 심지어 어떤 그릇이 되기도 한다.
조금 생소하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에 대한 이해는 투자의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
시간 거위는 다음 그림처럼 투자자의 농장을 담을 수 있다. 이를 넓은 의미의 시간 거위라고 하자.
투자자의 농장에는 수많은 거위들이 황금알을 낳기도 하고, 황금알과 교환되기도 하고, 또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황금알을 가져오기도 한다.
🖼 [도표] 투자자의 시간 자산(넓은 의미) — 시간 거위가 투자자의 농장 전체를 품고, 농장에서 현금흐름이 나온다
따라서 투자자의 농장에서 발생하는 황금알(현금흐름)의 총량은 넓은 의미의 시간 자산이 낳는 황금알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투자자는 자신의 시간을 이용해 자산(거위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이며, 농장 안 시간 자산의 의미가 커져서 농장 운영자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투자자의 시간 거위는 농장을 품고 있고, 농장에서 나오는 전체 황금알은 투자자의 시간 거위가 낳는 황금알이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것이 그 투자자의 전체 가치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투자 관점에서 보는 시간 자산의 가치라는 것이다.
기업의 시간 자산 가치
이런 논리라면, 우리는 투자자가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를 구할 수 있다. 투자자의 농장 전체에서 얻을 수 있는 단위시간당 황금알의 양, 즉 시간당 현금흐름의 크기는 투자자가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가 된다! 이것은 현금흐름으로 어떤 투자자가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다(이에 대해서는 3장의 '시간의 자유' 편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이 논리를 좀더 확장하면, 어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시간 자산의 가치를 구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다음 그림처럼 기업의 농장에는 수많은 시간 거위들이 연구하고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관리자는 시간을 써서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하며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수많은 투자자들도 시간과 돈을 써서 삼성전자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이 삼성전자의 농장은 삼성전자의 시간 거위가 품고 있다.
🖼 [도표] 삼성전자의 시간 거위(넓은 의미) — 기업의 농장 전체를 품은 시간 거위
삼성전자가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는 여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시간과 돈의 가치를 더한 것에 비례할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농장에서 단위시간당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양으로 그 가치가 매겨질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주의할 점은 이것이 삼성전자의 전체 가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영리기업으로서 시간 자산 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삼성전자도 기부나 다른 비영리활동으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의 시간과 돈의 가치를 더한 값은 대한민국이 가진 시간 자산의 가치와 비례할 것이다. 또한 이는 대한민국 농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금흐름의 양으로 그 가치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의할 점은 이것이 대한민국의 전체 가치라고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모두 투자자이다. 투자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시간 자산과 돈 자산의 가치는 함께 모여 기업의 시간 가치가 되기도 하고, 국가의 시간 가치가 되기도 한다. 이 시간 자산의 가치는 '각 투자자가 가진 시간 자산 가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고, 이는 현금흐름으로 계산할 수 있다.
시간 자산은 앞으로 살펴볼 '가치평가'의 중요한 단위가 된다. 정리하면, 시간 거위(시간 자산)는 현금흐름 4분면에서의 위치에 따라 크기와 모양을 달리한다. 또한 그릇 자체가 되기도 한다. 그릇이 된 시간 거위의 가치는 단위시간당 현금흐름으로 계산할 수 있다. 기업이든 국가든, 투자자의 시간과 돈이 모인 곳이라면 같은 방법으로 시간 자산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
시간 거위의 확장 2: 법인
가족 농장의 장기 플랜
2021년 4월, 조선일보가 주최한 「부동산 트렌드 쇼」에서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가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디를 사고 어디를 팔아서 얼마를 벌었다'보다는 가문의 재산을 대물림한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투자하셨으면 좋겠다."
여기서 주목할 말은 '가문'이다. 우선 투자라고 하면, 개인의 재산을 불리는 행위 정도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 특히나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투자자는 더욱 드문 것 같다.
투자는 하루아침에 끝내는 활동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20~30년 이상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하고 반복하는 활동이다. 더 길게는 가문을 보고 100~200년 이상까지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관점이라면 하루하루 코스피나 비트코인의 등락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족의 자산 농장과 현금흐름표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 거위를 확장해서 개념화할 필요가 있다. 40대인 직장인 A씨의 가족을 예로 들어보자. 결혼 후 배우자와 두 자녀가 있고 부모님이 있다고 하자. 이 가족 농장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 [도표] 가족의 농장 — 가족 구성원들의 (좁은 의미의) 시간 거위
가족 농장에는 가족 구성원들의 시간 거위가 있다. 이는 좁은 의미의 시간 거위이다. 이 가족 농장의 주 관리자를 A씨라 가정한다면, 가족의 전체 시간 거위(넓은 의미)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이를 '가족의 시간 거위'라고 하자.
🖼 [도표] 가족의 시간 거위 — 가족 농장 전체를 품은 시간 거위
가족의 시간 거위는 황금알을 낳고 있다. 즉, 각 구성원의 시간 거위가 가져오는 현금흐름에 시간외자산이 벌어다 주는 현금흐름을 더한 것은 가족의 시간 거위가 낳는 황금알이 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현금흐름도표로 표현할 수 있다.
현금흐름도표는 어느 특정 시간에 가족의 시간 거위가 낳는 황금알을 시간흐름에 따라 나열한 것이다. 이는 각 구성원의 시간 거위로 쪼개어 나타낼 수 있다. 즉, 가족의 시간 거위가 낳는 황금알은 각 구성원이 가져오는 현금흐름의 합이다.
가문의 재산을 늘리는 것은 가족 시간 거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 전체가 가져오는 현금흐름을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현금흐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앞의 예에서 A씨 부부는 장기적으로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고, 자녀들의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 A씨는 향후 이 마이너스(-) 현금흐름에 대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 자산이 벌어오는 현금흐름과 시간외자산들이 벌어오는 현금흐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도표] 가족의 현금흐름도표 — 가족의 시간 거위 / 부모님 / A씨 부부 / A씨 자녀 / 시간외자산 각각의 현금흐름(+,−)을 시간(년) 축에 나열
가족의 용병으로서의 법인
자산을 꾸준히 늘려가기 위해 법인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몇 년 전에 개인투자자들이 법인을 세워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 크게 유행했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시간 거위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법인 설립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법인의 정의는 '법에 의하여 권리, 의무의 주체로서 자격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이에 대응되는 말은 '자연인'이다. 투자에서 자연인은 시간상 제약이 있다. 반면 법인은 수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법인의 자격을 부여하는 국가가 없어질 위험은 있겠지만, 자연인의 수명에 비해 그 기간이 훨씬 길 것이고, 안정적인 국가에 세운 법인은 거의 영속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서기 578년에 세워진 일본의 건축회사 곤고구미다. 무려 1,500년 가까이 생존해 있다.
수명 이외에도, 법인의 가장 큰 장점은 '용병'으로서의 능력이다. 특히 투자를 가문의 범위로 확장할 경우, 법인은 우리 가족의 용병이 되어 한 구성원의 수명에 큰 영향 없이 투자를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법인을 설립해서 가족들의 거위농장을 통합한다면 부의 이전 및 영속성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부의 확장성
법인 설립의 또 다른 장점은 부의 확장성이다. 법인을 이용해서 세금을 절약하고 그것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자와 그렇지 않은 직원들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 [도표] 기업을 소유한 부자들(① 돈을 번다 → ② 돈을 쓴다 → ③ 세금을 낸다) vs 기업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① 돈을 번다 → ② 세금을 낸다 → ③ 돈을 쓴다)
여기서 기요사키가 말하고자 한 차이점이 느껴지는가?
법인의 목적 자체가 수익사업을 하고 그 이익을 구성원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인을 이용해서 자산을 늘려간다면, 자산의 구입 및 관리 등에 드는 비용을 먼저 차감한 후 세금을 내기 때문에 개인 명의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 반면, 직장인의 경우에는 회사와 계약한 연봉에서 먼저 각종 세금은 모두 뗀 후에 세후소득을 받고, 그것으로 소비와 투자를 해야 하므로 불리한 측면이 있다.
법인의 돈을 개인으로서 가져오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같은 현금흐름을 일으키는 투자에서 법인세가 개인의 소득세보다 훨씬 낮다. 이와 같은 절세효과의 차이가 장기간 누적되었을 때, 복리효과로 따져본다면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 있다.
법인을 이용했을 때의 이점은 세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에서 '안전'을 이유로 개인들에게 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많은 투자기회들이 법인에는 허용되는 경우가 많고, 여러 사람이 장기간 공동으로 투자하는 경우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법인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법인의 돈을 개인의 것으로 옮기려면 배보다 배꼽이 큰 세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세무비용과 사무실 임대료 등 법인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거주하는 집에도 법인을 설립할 수 있고, 최근 많아진 공유 오피스들을 활용하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사무실을 임대할 수도 있다. 또 세무비용도 크지 않기 때문에 법인 설립은 실행해 볼 만하다.
특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문의 부를 늘리거나, 더 넓은 투자세계에 발을 딛고자 하는 분들은 법인 설립에 관심을 가져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몇 년 전 유행했던 것처럼 단순히 부동산 투자에 국한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투자와 사업을 법인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시도해 보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 [도표] 법인이 가족의 농장에 들어온 경우 — 법인의 시간 거위(법인 농장의 다른 자산 포함)가 가족 농장 안에서 황금알을 낳는다
법인이 가족의 농장에 들어온다면, 다음 그림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가족 농장에 있는 법인의 시간 거위는 넓은 의미의 시간 거위이고, 법인의 농장에 있는 다른 자산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법인의 시간 거위는 황금알을 낳고 있다. 이 황금알들은 가족의 시간 거위가 낳는 황금알에 더해질 것이다.
정리해 보자.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 단위는 개인을 넘어 가족과 가문까지 확장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고,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인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