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 분포의 교훈: 꾸준한 투자의 중요성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나라 국민의 소득과 자산은 파레토 분포(멱함수 분포)를 따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자산의 변화를 이용해서 파레토 분포가 나타나는 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설명해 보겠다. 먼저 다음의 사항을 가정해 보겠다.
- 가정 1: 총 10,000명의 참가자가 있다.
- 가정 2: 이들은 모두 1억원의 초기자산을 가지고 자산 불리기 게임을 한다.
- 가정 3: 자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정규분포를 따른다. 자산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곳에 투자하는 경우를 '도박의 영역', 플러스를 '투자의 영역'이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연평균 자산 증가율 5% 정도인 곳에 투자하고, 20% 이상인 사람들(워런 버핏)도 있다.
- 가정 4(지속 가능성): 참가자는 총 40년을 투자한다. 대부분 5년 정도 투자를 지속하다가 그만두고, 극소수의 사람만이 30년 이상 투자를 유지한다.
- 가정 5(인플레이션): 연 2.5%의 인플레이션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투자 지속기간이 끝난 경우) 화폐의 가치가 감소한다.
🖼 [도표] 연평균 자산 증가율 분포(도박의 영역/투자의 영역) / 투자자들의 투자 지속기간 분포
시뮬레이션 결과
엑셀을 이용해 10,000명의 투자기간별 자산을 기록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초기자금은 참가자 10,000명이 모두 1억원으로 같았다.
- 10년 후, 자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6억2,000만원 정도(약 520% 증가)이고, 도박의 영역에 투자한 사람 중 자산이 가장 적은 사람은 1억원이 오히려 3,100만원 정도로 줄어들었다(약 -69% 감소).
- 20년 후, 30년 후 참가자들의 자산 분포는 투자 지속기간에 따라 순위가 계속 변한다.
- 40년 후, 참가자 10,000명 중 최고 자산가는 239억원을 기록하면서 게임이 종료된다. 반면, 최저 자산을 기록한 사람의 자산은 260만원이었다.
🖼 [도표] 10년·20년·30년·40년 후 참가자들의 자산 분포(전형적인 파레토 분포) / 자산 로렌츠 곡선
🖼 [표] 참가자들의 자산 지니계수 — 10년 후 0.293, 20년 후 0.503, 30년 후 0.611, 40년 후 0.639
결론
사람들의 자산 분포가 80 대 20 파레토 법칙을 따르는 이유는 자본주의 게임 참가자들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 결정적인 변수는 첫째, 평균 자산 증가율을 결정하는 투자능력, 둘째, 꾸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다.
필자가 계속 도박이 아닌 투자의 영역에서 꾸준히 투자를 실행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가 상위 자산 그룹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산 증가율을 찾고 지속기간을 늘려야 한다.
구체적인 실례로 연평균 자산 증가율 20%로 8년 투자한 사람, 그리고 연평균 자산 증가율 4%로 38년 투자한 사람을 비교해 보면, 40년 후 전자는 상위 13.68%에 그친 반면 후자는 상위 5.08%에 달했다. 연평균 자산 증가율은 전자가 5배 높지만, 결국 꾸준한 투자가 더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도박의 영역에 투자한 사람들의 결과는 처참하다. 단기간의 수익률에 집착한 나머지 도박을 하는 것보다, 나의 능력에 맞는 투자를 오랫동안 지속하면 시간이 갈수록 투자능력이 향상되어 투자수익률(또는 자산 증가율)도 향상될 것이다.
얼마 전 금융업계에서 오랫동안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근무한 지인을 만나서 이 책의 투자원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은 이 책의 투자원칙이 훌륭하지만, 이 원칙을 꾸준히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드물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안타깝지만, 파레토 법칙이 보여주는 현실 또한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