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예측하기 2 - 전세가에 버블이 생기는 이유
통화량 추세선과 전세가격 지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들쭉날쭉하는 걸 보면 전세가도 저평가, 고평가 상태를 오락가락하는 걸 알 수 있다. 전세가는 실사용가치를 반영한다. 따라서 버블이 전혀 없을 것 같지만, 전세가도 실사용가치 대비 가격이 높거나 낮을 수 있다.
우선 '전세 버블'을 정의해 보자. 강아지 산책 이론에서 강아지를 산책 시키는 사람을 전세가, 산책길을 통화량이라고 하면 전세가는 통화량을 따라 가지만, 일정한 속도로 따라가지는 않는다. 쉬었다 가기도 하고 뒤로 갔다 다시 앞으로 가기도 하고 빨리 걷기도 한다. 산책길과 사람의 위치의 차이, 즉 통화량 추세와 전세가격의 차이를 버블이라 정의해보자.
전세 버블 = 전세지수 − 통화량 추세
이전 글에서 살펴 본 전국 전세지수 추세 그래프를 다시 보자. 전국 추세는 통화량을 이용해 그린 것이고, 전국전세는 실제 전세지수의 변화이다.

전세버블의 정의에 따라 그 차이를 이용해 전세버블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2020년 3월 현재 전세버블은 저점을 찍고 상승하고 있다. 즉, 전세가는 통화량의 증가만큼 상승하는데 2016년 이후 전세가는 횡보 내지는 하락을 해 왔고 현재는 다시 상승하는 초입에 있다. 2013년 후반부터 2016년 초까지 전세 버블은 최고점에 달했다. 각종 뉴스에서 연일 '전국 전세난'을 외치던 때이다. 그로부터 불과 2년 후 인 2018년부터 지금까지는 반대로 '역전세'를 외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전세가의 버블은 수급불균형과 투자심리 때문에 발생한다.
전세 버블의 원인 1: 수급불균형
1. 수급불균형
86년부터 전국 아파트 공급량(입주량)을 살펴보면 다음 그래프와 같다.

전국적으로 아파트는 6개월 평균 약 15만 4천세대, 1년에 약 30만세대 정도 공급 되어 왔다. 빨간색 그래프는 이미 입주를 완료한 것을 나타내고, 파란색은 입주예정이다. 뒤에 노란색으로 표시한 것은 아직 입주량이 확정되지 않은 것을 나타낸다.
이것을 보면 2013년 전국 아파트는 공급 부족이 누적되고 있었고 2017년부터 역대 최대 초과 공급이 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전세난, 역전세난이 차례로 터진 것이다. 2022~23년에는 1990년대 이후 역대 최저 입주량을 기록할 수도 있다.
전세버블과 평균대비 입주량의 차이를 함께 살펴보자.

90년대 많은 입주량에도 불구하고 경제호황을 등에 업고 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전세가는 98년 IMF 이후 급락했다. IMF 위기는 우리나라가 거의 처음 겪어보는 엄청난 디플레이션 위기였다. 따라서 심리 위축으로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급락했고 전세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97년 10월부터 시작된 하락은 약 10개월 만인 98년 8월에는 급격한 상승으로 바뀌었다. 이후 전세가는 다시 통화량으로 회귀하는 구간을 거치다가 2002년 공급이 증가하면서 다시 횡보와 하락 기간을 거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하락했던 전세가는 평균대비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2009년부터 다시 급격한 상승, 2016년부터는 공급확대로 다시 하락 내지는 횡보 기간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예상되는 공급은 평균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전세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급 불균형을 논하기 위해서는 공급뿐만 아니라 수요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요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인구수의 0.5%를 아파트 신규 수요로 보고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전세 버블의 원인 2: 투자심리
2. 투자심리
"전세 세입자는 투자자가 아닌 온전한 실거주자인가?"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블로거 '실버아크'님의 비유를 들어보자. A,B,C 세 사람이 주식투자를 한다.이 중 누가 가장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는가?
A : 주식시장에서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식을 모아가는 사람
B :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에서 나눠준 자사주를 들고 있는 사람
C : 주식시장의 하락을 기대하고 숏 포지션으로 풋옵션을 매수 하는 사람
당연히 누구나 C라고 답할 것이다. 특히, 전세 세입자 중의 일부에는 위 C와 같은 위험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전세가에는 이런 사람들의 투자심리도 함께 반영된다.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을 하고 있을 때 전세가에 버블이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시기에는 하락을 예상해 매수를 늦추고 높은 전세가율에도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증가한다. 반대로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매매 수요는 증가하고 전세 수요는 감소하기도 한다.
정리하면, 전세가에는 버블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수급 불균형과 전세 세입자의 투자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