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예측하기 2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 영화 '관상' 중에서-

영화 '관상'에는 주인공이 피상적인 현상만 보느라 그 현상을 일으키는 이면을 보지 못했던 데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시각각 요동치는 매매가가 파도와 같다면 우리 또한 파도 자체 보다는 파도를 만드는 이면의 요소들을 봐야하지 않을까?

매매가의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투자자는 투자금을 줄이고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즉 잘 사기 위해서 매매가를 예측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다만, 미래 시세를 예측해서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거래'를 하기 위함이 아님을 기억하자. 시장에서는 아파트 매매가를 예측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입주물량은 물론 인허가/착공물량, 미분양, PIR (Price-Income Ratio) 매수우위지수, 인구/세대수 분석, 평당가 순위변화, 10년차 부부의 증감, 사업체수, 인구대비 직장인수, 호재분석, 환율, 금리, 달러대비 매매가 비율, 정부 정책 예상 등등...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방법들이 시도 되고 있다. 그러나 공급과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가 없기 때문에 아파트의 매매가는 예측할 수 없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2.5~3년후까지 예정되어 있어 이것으로 공급의 일부분을 들여다 볼 수는 있지만 그나마 있는 선행지수는 이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입주물량으로 매매가를 '점치고' 있다.

미래의 공급과 수요는 알 수 없더라도 현재의 수급불균형이 앞으로 변화된다고 가정할 때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스스로 생각해봐야한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파트 매매가를 결정하는 공급과 수요는 어떻게 추정해볼 수 있을까?

가장 흔히 생각하는 공급=입주물량은 정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입주물량은 공급의 일부분일 뿐이기 때문이다. 공급을 계산해보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보자.

"몇 개월 안에 아파트를 소유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중개사무소에 가서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을 사는 것이다. 이 외에도 경/공매로 낙찰 받는 방법, 새 아파트를 소유하고 싶다면 입주가 몇개월 남지 않은 아파트의 분양권을 사는 방법, 분양사무소에서 준공후 미분양물량을 사는 방법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공급에 포함된다.

공급= 입주물량+준공후 미분양+경공매 물량​+중개소 매물​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개사무소의 매물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공급을 말할 때 흔히 입주물량만을 생각하는데 실제 공급과 큰 차이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수요는 어떻게 구할까? 수요는 변화무쌍하다. 사람의 심리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끓었다가 갑자기 식을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수요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어렴풋이 수요의 변화를 들여다 볼 수는 있다. 만약, 경매 낙찰률이 높아지고 경매로 나오는 매물 수가 줄어들고 있다면 그 지역의 아파트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적체되어 있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면 수요가 증가한다고 말할 수 있고, 매매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 이 또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흔히 쓰는 인구 수의 0.5~0.55% 룰은 버리자. 시시각각 변하는 수요에 잘 맞지도 않을 뿐 아니라 신규아파트 수요만을 가지고 전체 수요를 알 수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오차가 심하다.